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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ew moon Sep 10. 2022

'처음' 뒤에 따라 붙는 모든 것이었던

조각 모음집 09


퇴사를 이야기하고 나면 모든 감정이 다 해결될 줄 알았다. 막막함, 초조함, 불안감 등의 모든 것들 말이다. 하지만 그런 감정들은 여전히 내 뒤를 쫓고 있었다. 그토록 원했던 퇴사지만 점차 내 자리가 사라지는 것이 보이니 더욱 불안해졌다. '저 퇴사하려구요.'라는 단 일곱 글자의 말로 내 몫들이 사라져가는 것이 슬펐다. 어쩌면 나는 퇴사를 원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 안에서 더 잘해보고 싶었던 걸 수도 있다. 첫 직장, 첫 회사 동료, 첫 프로젝트 등. '처음' 뒤에 따라 붙는 이 회사에서의 모든 것들이 계속 내 발목을 붙잡았고 너무 아쉬웠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퇴사를 결심하길 잘한 것 같다. 나와 맞지 않는 옷을 입고 뒤뚱거리느니 잠시 쉬어가며 내 주변을 돌아보는 쪽이 나에게 더 도움이 되는 것일 테니 말이다. 지나고 나서야 보이는 것들이 있다. 그 땐 미처 느끼지 못했던 것들도 있다. 그 때의 나에게 갈 수 있다면 너무 걱정하지도, 너무 아쉬워하지도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 나의 선택은 늘 옳기에, 내가 가는 나의 길은 언제나 밝기에, 나는 나를 믿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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