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 모음집 11
책을 반납하러 동네 도서관까지 걸었다. 걷는 행위는 내게 남겨진 많은 생각을 해결하는 데에 큰 도움을 준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과거에 대한 후회와 미련, 미래에 대한 불안과 걱정으로 시간을 보낸다는 것. 정작 현재에는 집중하지 못한 채 말이다. 현재에만 집중하면 좀 더 행복한 하루를 보낼 수 있을 텐데, 현재를 바라보기에도 벅찬 하루인데. 나는 과거와 미래를 생각하느라 지금 이 시간을 즐기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과거와 미래에 대한 생각을 줄여보리라 다짐했다. 인생에 정답은 없으니까 말이다. 누군가의 노래 가사처럼 '난 나의 보폭으로 갈'거니까. 남과 비교도 말고 나의 현재에 집중할 것. 생각을 끝마치고, 월급이 따박따박 들어오던 과거에 대한 미련 그리고 보이지 않는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그간 꽁꽁 감춰두었던 비상금을 꺼내본다. 현재의 소소한 즐거움을 위해 조금 투자를 해본다. 가장 중요한 건 과거도 미래도 아닌 현재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