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심스럽게 마음을 여는 연핑크의 문턱에서

색으로 마음을 입다 | EP.06

by 마리엘 로즈


크게 사랑하기 전,

마음은 언제나 아주 작게 열린다.


“아주 작게,
다시 누군가가 예뻐 보이기 시작했다.”



프리루드



어느 순간,

말투가 귀에 오래 남고

눈빛이 자꾸 떠올랐다.


아직 사랑은 아니지만,

내 안 어딘가가 다시 반응했다.


예전엔 무심히 넘겼을 장면 앞에서
오늘의 나는 더 느리게,

더 따뜻하게 멈춰 섰다.




연핑크의 숨 #F8DCE4



채도 낮은 파우더 핑크.
부끄럽고 부드러운,

내밀함의 시작을 보여주는 색.


연핑크는 사랑을 말하지 않는다.


다만,

사랑할 준비가 되어 간다는 사실을 비춘다.




창가의 프레임



핸드크림을 바르자

파우더 잔향이 손등에 얇게 남았다.


라디오의 피아노 리프가 스쳐 지나가는데,
그 소리가 괜히 말처럼 들렸다.


감정은 아주 얇고 여렸지만

그래서 더 진짜 같았고,
나는 그것을 애써 밀어내지 않았다.




잔향



사람의 마음은

먼저 작게 움직인다.


확신도 갈망도 아닌,

좋아지고 싶은 마음이 자라는 색,

연핑크.


오늘의 나는 그 문턱에서

조용히 머물렀다.



여운



비는 그쳤지만, 내 마음은 아직 젖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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