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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낙엽이 오늘을 예쁘게 덮어줬다

커피는 늘 두 번째가 더 맛있다 | EP.08

by 마리엘 로즈


아침 공기가 제법 차가워졌다.


숨을 들이쉴 때마다
공기 속에 마른 풀 냄새가 스며든다.


가을은 언제나 향기로 먼저 온다.

길을 걷다 문득,
발끝에 부드럽게 밟히는 낙엽 소리에 발을 멈췄다.


누군가의 어제 같은 마음이
오늘의 바람에 실려 내려앉은 것 같았다.



사람들은 가을을 ‘이별의 계절’이라 말하지만
나는 그 말에 조금 고개를 젓는다.


이 계절은
무너진 마음을 부드럽게 덮어주는 계절이다.

뜨거웠던 여름이 식고
차가운 겨울이 오기 전,


잠시 마음이 쉬어갈 틈이 생긴다.

빛은 부드럽고 바람은 느리고
그 사이에서 마음은 제 온도를 되찾는다.


잊으려 애쓰지 않아도
그냥 걸어가는 사이에 조금씩 정리가 된다.



낙엽은 떨어지지만
그 위에 쌓인 햇살이 따뜻하다.


이별이 아니라 정리의 시간.
사라짐이 아니라 덮어줌의 온도.

오늘의 낙엽은
내 마음 위에도 살짝 내려앉아 있었다.


무겁지도 그리 가볍지도 않게.
그저 예쁘게.


그리고 그렇게,

오늘의 마음도 조용히 덮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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