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함께 키우기 좋은, 나이 들기 좋은 집

시스템을 함께 갖추어 가다 보면 해결 가능한

by 일일시호일

2015년 1.24명이었던 출산율이 2023년 0.72명으로 낮아졌다. 주변에 결혼한 커플 중 아이 출산 의향이 없는 부부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그만큼 아이를 키우는 게 출산만 해서 해결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맞벌이부부의 경우 매 순간 고민에 빠진다. 나의 상황도 별반 다를 바 없다. 맞벌이로 두 아이를 낳아 키우고 있지만 그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고 현재도 진행 중이다.


첫째를 임신하고 아이 양육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직장은 계속 다녀야 하는데 지방에 살고 계신 친정 엄마에게 부탁하는 건 친정엄마가 고생할게 눈에 보여 그건 아예 선택권에서 제외하였다. 정말 운이 좋게도 엄마 친구이자 동네에서도 자주 뵈었던 분이 선뜻 나서주셔서 첫째 두 돌이 다 지날 때까지 그분을 의지하며 직장에 다닐 수 있었다. 둘째가 생기고 이제는 대안이 없었다. 친정 엄마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엄마가 우리 집에 와 두 아이를 봐주기 시작하였고 두 번의 이사를 거치는 동안 직장 생활을 했던 아래 여동생도 아이를 낳아 같은 층 아파트로 이사 오게 되었고 친정 아빠도 지방 생활을 정리하고 동생네 집과 합가 했다.


공동체주택을 지으며 동생과 나는 일부 공간을 내어 엄마의 독립된 공간을 마련해 드렸고 그사이 아빠는 아예 동네 근처 집을 따로 마련해 살고 계시다. 우리가 두바이로 이사 가고 여동생도 비슷한 시기에 직장을 쉬게 되면서 엄마도 엄마의 시간과 공간이 생겨 진정한 휴식을 할 수 있었다.


두바이에서 돌아온 아이들은 한국 중학교 3학년과 1학년에 다니고 있다. 공동체주택 2호에 사는 조카는 초등학교 4학년이 되면서 할머니의 손길에서 조금 벗어났지만 여전히 어디를 다치거나 급한 상황이 생기면 할머니가 절대적인 존재이다.


막내 동생은 서울에 살고 있지만 육아 도움을 전혀 받지 못했다. 엄마가 그동안 세월이 흘러 힘들어 더 이상은 힘들겠다 하였고 동생은 전임 어린이집 선생님에서 아이가 어린이집에 돌아오는 시간에 맞추어 집에 올 수 있는 어린이집 보조 교사로 바꾸었다. 내년이면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막내조카와 막내 동생을 보면 미안한 마음이 크다.


이곳 세 아이들을 봐주시면서 엄마도 나이가 드셨고 건강 문제가 생길 때마다 아이들 양육으로 큰 죄를 지은 것 같았다. 회사일이 바빠 주말에도 하루는 회사에 출근해야 하는 생활이 오랫동안 지속되다 보니 두바이로 가기 직전에는 번아웃이 왔다. 아이들도 사춘기에 접어들었고 보통 8~9시는 되어야 오는 내가 없는 공백 시간에 거친 두 아들을 맡아야 하는 엄마도 많이 지치셨던 것 같다.


공동체주택으로 이사 오고 아파트에 살 때 보다 아이들이 함께 어울리고 하면서 훨씬 육아에 대한 부담이 줄었지만 입주 후 6년 정도가 되다 보니 좀 더 전략적으로 아이들을 함께 양육할 수 있었겠다 하는 생각이 든다. 이곳에 이사 오기 전 다섯 집이 함께 꿈꾸었던 공동체주택은 아이들도 함께 키우고 함께 나이 들어가는 것이었다.


이렇게 사이가 소원해지지 않았다면 시도해 보았을 일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그랬다면 지금보다 훨씬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을 텐데, 친정 엄마의 부담도 한결 가벼워졌을 텐데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하고 논의했던 일들을 정리해 본다.


아이 함께 키우기 좋은, 나이 들기 좋은 집!


첫 번째 공동체공간을 활용해 아이들의 밥시간을 함께 하는 해결! 밥과 반찬을 해주시는 이모님을 찾거나 입주자 중 할 수 있는 엄마에게 비용을 주고 밥과 반찬을 해 놓으면 일정 시간에 아이들이 밥을 먹는 시스템을 만들자고 한일! 다섯 집 모두 엄마들이 밥을 하고 정리하는데 정말 많은 에너지를 쓰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경제적인 분담이 어느 정도 가능한지 분담의 조건을 정해 놓아야 한다. 밥 먹는 시간과 주방 관리에 대한 조건도 합의가 필요하다.

-> 이렇게 살고 있는 공동체주택이 있다. 시간을 정해 놓고 밥을 먹을 수 있는 오늘공동체주택을 방문하고 정말 부러웠다. 혹시 다른 공동체주택에서 하는 곳을 알고 있다면 알려주세요.!


두 번째 공동체공간을 활용해 아이들의 공간은 아이들이 커가는 특징에 맞추어 놀이 공간으로 두었다 청소년이 되면 도서관 분위기로 만들어 자연스럽게 공부에 관심을 가지도록 해보자고 했다. 어른들의 공간을 위해서는 건식 사우나 공간을 만드는 것과 주방 한 켠에 안마 의자를 두자고도 했었다.

이사 와서 아이 키우는 비슷한 상황에 경제적 비용과 관리의 문제로 미루게 되어 언제 이루어질지 모르는 상황이 되었고 공동체공간 사용에 대한 다른 이해로 함께 물건을 사서 관리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생겼다. 이를 위해서는 비용 부담과 관리에 대한 합의가 사전에 있어야 한다.

-> 코데님 공동체주택 공동체공간에서 사용하는 것을 보았다. 느긋이 시간 보낼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 많이 부러웠다!


세 번째 아이들의 독서 모임을 시작으로 다양한 취미 활동을 함께 하자는 거였다. 입주 후 아이들은 독서모임을 몇 달간 진행되다 쉼을 반복하다 갈등이 발생하며 흐지부지 되었고, 요가는 다섯 집 모두, 동네 이웃들과 함께 시작하였지만 6개월을 운영하다 지금은 친정 엄마와 동생만 하고 있고, 천연 비누 만들기는 몇 번 진행되다 입주자들 간 갈등이 발생하며 중단되었다.

자유로운 시간을 가진 입주자가 주도하여 진행하면 가능한 것 같다. 커뮤니티 지원 사업의 도움을 받아도 되고 재료비를 관리비로 충당하는 것도 가능하다. 합의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수 있다.

-> 많은 공동체주택에서 하고 있는 것 같다. 새맘뜰공동체주택에서도 천연비누를 만들고 입주자들에게 나누어 줄 비누를 아이들이 포장하고 있는 사진이 기억난다! 재미나는 취미를 함께 하고 있는 공동체주택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인터뷰 갑니다!


네 번째 마당과 야외공간 가꾸기로 입주 초기에 함께 농장에 가서 나무도 사서 심고, 잔디도 함께 자르고 했지만 이제는 정해 놓지 않는다. 일정 공간에 외부 가구도 놓자고 했는데 현재 있는 평상도 잘 쓰지 않게 되었다. 마당에 앉아 서로 차도 한잔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는 삶을 꿈꾸었지만 사이가 좋아야 가능한 시나리오인 것 같다. 또한 주택 내에 좀 더 프라이빗한 외부 공간을 꼭 계획하기를 추천한다.

-> 두바이에 있을 때 마당 있는 집들을 보면 써보고 싶을 만큼 예쁘고 편안해 보이는 가구들이 지금도 눈에 아른거린다. 자금을 많이 들이지 않아도 애정만 한 스푼 더한다면, 일상의 조금의 여유가 있다면 직접 만들어 볼 수 있고 당근 앱을 이용해 볼 수도 있다.


이 네 항목 정도만 있어도 아이들 키우기도 나이가 들어 시간을 함께 보내기도 한결 쉽고 재밌지 않을까 싶다. 우리가 살면서 끼니는 챙겨 먹어야 하는데 모든 가정에서 이걸 매번 각각 해야 할까 가정주부로써 매 순간 드는 생각이었다.


함께 살아보니 누군가 경제적으로 심적으로 여유가 있는 이웃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다 비슷하다 싶은 이웃 간이라도 한 명 한 명 한 가족 한 가족 다 다르다는 점. 이럴 때 경제적 여유가 있어 먼저 훅~~ 내가 이만큼 낼께 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다음부터는 좀 더 쉽게 풀리는 경향이 있고 경제적인 여건은 안되지만 마음 그릇이 큰 사람이 훅~ 내가 이거 맡을게 하는 순간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바뀌는 것을 경험했다.


누군가는 좋은 남편이나 좋은 아내를 만나는 걸 "전생에 나라를 구했냐"라고 하는데 나는 좋은 이웃을 만난 공동체주택 입주자들에게 묻고 싶다. "전생에 나라를 구하셨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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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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