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팸 버프로 자랐어요.

외동 자녀도 다둥이처럼 야무지게 키우기 어렵지 않아요.

by 은소

몽이가 3세 아기 때부터 어울리며 돌봄과 교제를 통해 도움을 받은 육아 공동체가 있습니다.

6 가정의 부모들은 우리 부부와 함께 교회에서 주일학교 교사를 하면서 친분을 쌓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교사로 활동하는 동안 아이들은 각자 자기가 속한 부서에서 예배를 드린 후 교회 운동장과 체육관에서 뛰어놀며 어울렸습니다.

다른 가정은 자녀가 둘씩이고 우리만 외동, 또 한 가정은 이제 막 두 돌이 지난 늦둥이 포함 자녀가 셋입니다.

고등학생부터 초등학생까지 한두 살 차이로 각 가정의 자녀들이 사이좋게 분포되어 있습니다.

총 12명 그들 중에 몽이는 셋째입니다.

천사 같은 첫째, 예민한 둘째, 소심한 셋째, 자유영혼 넷째 둘, 똘똘이 다섯째 둘, 씩씩한 여섯째 둘, 조용한 일곱째 둘, 토실이 막내


19년도부터 코로나 사회적 거리 두기와 아이들의 폭풍 성장에 따라 순차적으로 질풍노도 사춘기를 경험하며 한동안 만나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몽이는 기숙사 생활 시작에 곧이어 캐나다 연수기간 부재로 모임에 참여하지 못한 기간이 더 길어졌습니다.

작년에 늦둥이네 가정에서 송년 모임을 했는데 몽이는 학교 일정 때문에 참여하지 못했기에 꽤 오랜 기간 육아 공동체 팸들과 만나지 못했습니다.


이제는 제법 컸다고 만나면 아이들이 괜히 어색하고 서로 데면데면하지만 1년에 한 번은 모이자고 우기며 12월에 송년모임을 하기로 일정을 잡게 되었습니다.

24명이 모이려니 장소가 마땅치 않습니다.

한강 공원 캠핑장을 예약해서 바비큐와 캠프 파이어를 하자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우리 팸 중에 손 빠른 검색 요정의 활약으로 엄청나게 치열한 캠핑장 바비큐존 예약을 인원기준 서너 자리까지 성공하여 기대에 부풀었습니다.

캠프 파이어존을 추가로 예약해서 추위를 좀 피할 수 있으면 좋았겠지만 모임이 다가올수록 기온은 영하 10도 가까이로 떨어지고 캠프 파이어존과 글램핑존의 취소자리를 노려보아도 가능성이 점점 희박해져 옵니다.

결국 기존 예약을 모두 취소하고 대형 쇼핑몰로 장소를 변경하게 되었습니다.


연말이고 날씨가 추워지니 웬만한 대형 쇼핑몰은 주차대란이 벌어지는 주말 오후, 눈치게임에 성공하여 무리 없이 모두 모였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대형 카페에 테이블 3개에 모두 자리를 잡았습니다.

막냉이 4명을 제외하고 8명의 언니 오빠들은 한 테이블에서 다 같이 온라인 게임을 하고 있는 모습이 씁쓸하지만 부모들은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이니 그저 반갑고 즐겁습니다.


홈스쿨링하는 아이, 대안학교 다니는 아이, 일반학교 다니는 아이, 아직 기저귀 차는 꼬꼬마까지..

각자 아이들은 자기가 속한 곳에서 나름대로 치열하게 잘 살아내고 있습니다.

이 아이들이 각자의 모습대로 자라는 과정을 지켜보자니 참 신기하고 대견합니다.

부모의 욕심으로 아이를 휘두르거나 압박하지 않고 조금 답답하더라도 참고 기다려주면 아이는 결국 자기의 속도로 성장하고 발전하고 있습니다.

물론 기본적인 규칙과 규율을 정해주고 크게 이탈하지 않도록 조율하는 것은 꼭 필요한 부모의 돌봄이겠지요.


몽이는 육아 공동체 팸 안에서 누린 것이 참 많은 복 받은 아이입니다.

누나, 형, 여동생, 남동생을 모두 갖게 되었으니까요.

어릴 때는 자주 삐지고 잘 울고 서로 싸우기도 했지만 그러면서 부모가 해줄 수 없는 관계의 훈련과 성장을 경험했고 든든한 지원군도 얻었지요.

중학교 3년 동안 기숙학교에서 얻은 경험을 통해 이만큼 성장한 모습이 고맙고 대견합니다.


방학이 시작되어 잠시 휴식기간을 갖고 있는 몽이에게 앞으로 방학을 어떻게 보낼지 계획하고 실천해 보자고 슬그머니 제안해 보니 아이도 고등 진학을 앞두고 나름대로 열심히 해보겠다고 다짐합니다.

그 다짐이 혹시나 쉽게 무너지더라도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포기하지 않도록 돕고 격려해야 할 시간들이 조금.. 아니 많이 걱정되긴 합니다.

몽이야 걱정 마~ 네가 포기하지 않으면 결국 해낼 수 있어!!

우리 한번 잘해보자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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