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믿었던 것이 아니었다
무언가 마음속 응어리가 녹아내린 날
여느 때와 다름없이 햇빛이 쨍한 날에도 내 마음의 날씨는 언제나 꽁꽁 얼어 있었다. 그 응어리가 녹아서 흘러내렸고 나는 이것을 물씬 느끼고 있는 중이다.
요즘 들어 부담이 있었다. 무슨 짓을 하든 넘을 수 없는 벽을 느끼고 있던 중이었다. 그리고 내 목표는 이 널따란 벽 뒤에 존재했다. 이 벽을 바라보면서 나는 점차 희망을 잃어갔고 그것은 절망감으로 번졌다. 불안했기에 모든 것을 다 챙기려 했고 조금이라도 빼먹은 날의 끝에선 불안과 잠들었다. 마음과는 달리 잠은 잘 오기만 했다. 매일 아침을 불안과 함께 시작했고 나날이 불안이 차지하는 자리는 넓어져만 갔다. 내가 누울 자리도 없이.
냉혹하게 굴어야만 내가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건 아니었다. 나를 이렇게까지 조을 필요 없이 낼 수 있는 성과임에도 나는 이렇게까지 해야만이 가까스로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나는 나를 믿고 있는 줄로만 알았는데 내가 짊어지고 있는 부담을 믿고 있었다. 나는 언제부턴가 많은 짐을 지고 있어야만이 목표를 해낼 것이라 믿었던 것이다.
나 스스로가 나를 부담 없이는 잘할 수 없는 사람으로 만들고 있었다. 그래서 그렇게 계속해서 부담을 가하고 있었다.
내 시야를 인식하게 되며 마음의 짐이 녹았다. 마음은 다시 뽀송한 상태가 되었다. 증발되어 올라가는 짐을 바라본다. 그 짐이 남기고 간 향을 이 글에 묻혀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