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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별 Jun 23. 2023

짐을 놓았다

나를 믿었던 것이 아니었다


무언가 마음속 응어리가 녹아내린 날

여느 때와 다름없이 햇빛이 쨍한 날에도 내 마음의 날씨는 언제나 꽁꽁 얼어 있었다. 그 응어리가 녹아서 흘러내렸고 나는 이것을 물씬 느끼고 있는 중이다.


요즘 들어 부담이 있었다. 무슨 짓을 하든 넘을 수 없는 벽을 느끼고 있던 중이었다. 그리고 내 목표는 이 널따란 벽 뒤에 존재했다. 이 벽을 바라보면서 나는 점차 희망을 잃어갔고 그것은 절망감으로 번졌다. 불안했기에 모든 것을 다 챙기려 했고 조금이라도 빼먹은 날의 끝에선 불안과 잠들었다. 마음과는 달리 잠은 잘 오기만 했다. 매일 아침을 불안과 함께 시작했고 나날이 불안이 차지하는 자리는 넓어져만 갔다. 내가 누울 자리도 없이.


다음 날, 사용하고 있던 명언 앱에서 오늘의 추천 명언이 떴다.


냉혹하게 굴어야만 내가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건 아니었다. 나를 이렇게까지 조을 필요 없이 낼 수 있는 성과임에도 나는 이렇게까지 해야만이 가까스로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나는 나를 믿고 있는 줄로만 알았는데 내가 짊어지고 있는 부담을 믿고 있었다. 나는 언제부턴가 많은 짐을 지고 있어야만이 목표를 해낼 것이라 믿었던 것이다.


나 스스로가 나를 부담 없이는 잘할 수 없는 사람으로 만들고 있었다. 그래서 그렇게 계속해서 부담을 가하고 있었다.


내 시야를 인식하게 되며 마음의 짐이 녹았다. 마음은 다시 뽀송한 상태가 되었다. 증발되어 올라가는 짐을 바라본다. 그 짐이 남기고 간 향을 이 글에 묻혀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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