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봄이 오는 정원에서
앞마당 레먼나무에 레먼이 주렁주렁 열렸다.
한두 개 따다가 샐러드 드레싱 만든다.
얇게 썰어 꿀 한 스푼, 뜨거운 물 부으면 새콤달콤 레먼 차다.
한 번씩 한 바구니를 가득 채워 이웃과도 나눠먹고 교회에도 들고 간다. 바구니가 묵직하다.
축 늘어졌던 가지는 열매를 덜어낸 뒤 위로 바짝 날아오른다.
딱히 관리를 해주는 것도 아닌데 때 되면 이리도 풍성하게 열매를 맺으니 그 성실함이 놀랍고 감사하다.
그래서 예찬 시 한수 지어봤다.
레먼 예찬
레먼은 레먼대로
열일하며 열매 맺네.ㅎ
호주, 내가 사는 동네는 이제 완연한 봄이다.
별일 없는 듯 숨죽이고 있던 존재들이 꽃망울을 폭죽처럼 터트린다.
팝콘처럼 타다닥 터지는 소리가 들릴 것만 같다.
모두들 조용히 때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자연의 질서가 참으로 아름답고 놀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