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 the first to know”

스트레이트는 어떻게 쓰는가

by Spero



“Be the first to know”


올림픽 피날레를 장식하는 마라톤은 그 유래가 드라마틱하다. 마라톤 전투로 불리는 제2차 페르시아 전쟁(B.C 490)에서 그리스는 병력으로는 페르시아에 열세였다. 하지만 뛰어난 전술로 페르시아 대군을 대파한다. 이때 그리스의 용사 페이디피데스는 승전보를 전하기 위해 마라톤 전장에서 아테네까지 약 40km를 달린다. "아테네가 페르시아 대군을 물리쳤습니다!"라는 1보를 전한 뒤 절명한다. 승전보를 전한 최초의 리포터였던 셈이다. 그로부터 106년 뒤에 태어난 위대한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렇게 말했다. "All men by nature desire to know" (인간은 본성적으로 알고 싶어 한다).

CNN의 초창기 캠페인 “Be the first to know” (최초로 아는 사람이 되세요)는 기원전 아리스토텔레스의 통찰을 2천4백 년 후에 보편화시킨 선언이 아니었나 싶다. 24시간 지구촌 곳곳의 소식을 라이브로 알리는 미디어, 그것은 방송뉴스의 시대가 시작됨을 알리는 것이었다. 우리나라는 1995년 YTN이 24시간을 상징하는 채널 24번으로 뉴스의 시대를 열었다. 그 해 6월 국민들은 삼풍백화점 붕괴 현장을 24시간 내내 생중계로 진행하는 뉴스 채널로부터 눈을 돌리지 못했다. 사고 현장에서 중계차 타고, 전화 연결하던 당시의 열기가 지금도 생생하다. 최초로 뉴스를 접하는 사람이 세상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를 보고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를 판단한다.


스트레이트라는 이름의 팩트 저널리즘


방송뉴스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스트레이트 뉴스,

다른 하나는 리포트 뉴스다.

형식은 달라도 내용은 팩트로 이루어진다.

스트레이트는 리포트에 비해 팩트의 중요성이 더욱 크다.

리포트에는 인터뷰가 들어가고 스케치가 들어간다.

주관적 묘사나 설명을 통한 전달이 용인될 때가 많다.

하지만 스트레이트에는 형용사가 필요 없다.

있는 그대로, 발생한 그대로, 조서 그대로 팩트만 쓴다.

첫째도 팩트, 둘째도 팩트다.

저널리즘은 상상이 아니다.

저널리즘 전공 학자들 가운데 일부는 뉴스의 영역을 스트레이트(Straight)와 피처(Feature)로 나누기도 한다. 스트레이트 뉴스를 제외한 리포트, 특집, 기획 기사 등을 통칭해 피처스토리로 부르기도 한다.

스트레이트 뉴스는 팩트로 이루어진 단신(短信), 짧은뉴스를 의미한다.

스트레이트 뉴스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발생뉴스이다.

언론사에 입사한 수습기자들은 기사 작성의 기본이 되는 발생뉴스 취재와 기사작성 트레이닝을 받는다. 최근 들어 그 기간이 많이 줄어들긴 했지만 80년대까지만 해도 언론사 수습기간은 짧게는 반년, 길게는 일 년이었다. 이 기간 동안 수습기자들은 경찰서, 소방서, 종합병원, 관공서 등을 취재하며 팩트를 챙기고 발생뉴스 쓰기에 전력투구했다. 밤잠을 설치고 새벽녘을 일깨우며 발생뉴스를 챙기고 육하원칙에 입각한 혹독한 기사쓰기 트레이닝을 받는다.

발생뉴스의 종류에는 화재사고, 교통사고, 강력사건(살인, 강도), 자살·변사 사건, 일반사고(붕괴, 폭발, 침수 등) 등 실로 다양하다.

발생뉴스의 기본은 팩트가 담긴 핵심 내용을 함축적으로 전달하는 리드 쓰기, 사건 사고의 원인이나 수사의 방향 등을 일목요연하게 전달하는 데 있다.


단신은 어떻게 쓰는가


두 가지 대전제,

첫째, 육하원칙(5W1H)에 의거해 팩트를 쓴다.

둘째, 짧게 쓴다.


주관적 판단을 배제하고 팩트 위주 단문으로 쓰는 것이 스트레이트 기사다.

이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원칙에 의거해 기사를 작성한다.


첫째, 리드를 쓴다. 첫 번째 문장만 읽어도 기사 전체 내용을 파악할 수 있도록 쓴다.

둘째, 리드를 뒷받침하는 개요를 쓴다.

셋째, 개요를 뒷받침하는 원인을 쓴다.


일찍이 아리스토텔레스는 스토리 구성 방법론을 통해 시초-중간-종말의 3단계를 제시한 바 있다. 이른바 서론-본론-결론의 3단계 스토리 구성 방식이다. 기사 작성은 이와는 다르게 결론부터 쓴다. 결론을 얘기한 뒤, 디테일을 보여주고, 원인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① 짧게 쓰기... kiss, kiss, kiss!

아리스토텔레스는 수사학 제9장에서 이렇게 말했다.

“간단하고 간결하게 끝나는 문장이란 전체가 한꺼번에 눈에 들어올 정도로

길지 않은 데다가 그 자체에 처음과 끝이 있어서 완성된 문장을 의미한다.”

이것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다음과 같은 정의와 일맥상통한다.

“단순함이란 궁극적으로 가장 세련됨을 의미한다.”

현대 저널리즘의 창시자로 일컬어지는 조지프 퓰리처는 이렇게 말했다.

“짧게 써라. 그러면 읽힐 것이다.”

스트레이트 기사를 쓸 때, 3S를 생각하자.

Simple, Short, Straightforward.

그리고 늘 KISS 하자.


Keep It Simple and Straightforward

Keep It Simple and Short

Keep It Simple, Stupid!


② 5 W1 H... 팩트 체크!

기사작성의 기본은 팩트체크다.

펙트 체크는 여섯 가지로 축약된다.

언제(When), 어디서(Where), 누가(Who), 무엇을(What), 어떻게(How), 왜(Why)가 그것이다.

기사의 종류에 따라 여섯 가지 팩트 가운데 어느 하나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로 부각될 수 있다.

기사의 핵심 요소라 할 수 있는 리드에 어느 것을 배치하느냐 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기자 출신 김훈 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저널리즘 글쓰기의 원칙은 육하원칙에 있습니다.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 육하원칙이라는 것은 인간이 사실을 객관적으로 언어화하기 위해서 고안한 매우 뛰어난 언어적 장치입니다.”


③ 리드(Lede) 쓰기... 결론이 뭐야?

리드란 기사 전체를 함축하는 첫 문장이다.

캠브리지 사전은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The first sentence or paragraph of a news article that gives the main point or point of the story. (이야기의 요점이나 요점을 제공하는 뉴스 기사의 첫 번째 문장 또는 단락)

결론부터 보여주는 문장이 바로 리드이다.

따라서 리드만 읽어도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있도록 써야 한다.

거듭 강조하지만 기사는 서론-본론-결론의 순이 아니다. 결론-본론-서론의 순으로 써야 한다. 역피라미드(Inverted Pyramid) 방식이다. 결론이 곧 리드다.


④ 개요 쓰기... 좀 더 자세히!

개요는 리드를 뒷받침한다.

개요에는 5W1H의 요소를 적절하게 배치해야 한다.

주관적 판단은 금물이다.

있는 그대로, 발생한 그대로, 팩트 지상주의 원칙을 잊지 말아야 한다.


⑤ 원인 쓰기... 왜?

원인에는 왜?라는 궁금증에 대한 답이 실려야 한다.

팩트를 뒷받침하는 수사기관의 조사 결과, 인터뷰이의 목격담이나 증언, 전문가의 분석 등을 인용해 리드와 개요를 뒷받침할 수 있는 최종 마무리를 한다.

다음 글에서는 '오징어 게임' 드라마를 소재로 5W1H 원칙에 입각해 스트레이트 기사를 직접 써보기로 하자. 강의실에서 학생들이 쓴 스트레이트 기사를 소개하고 고쳐쓰기를 통해 단신 모범사례를 만들어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