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 위에서 찾은 새로운 꿈

Part 3. 나를 알아가는 글쓰기

by 여네니

하루하루가 정말 바쁘다. 며칠 전 워킹맘의 일과를 적어 보았는데 두 페이지쯤 채워진 걸 보고 내 삶이 절대 여유롭지 않다 생각했다. 바쁜 하루 속에서 의식적으로 나를 위한 시간을 몇 분이라도 만들어 보고자 노력한다. 그 시간은 새벽 시간이 될 때도 있고 아이들이 잠든 후, 지금의 시간이 될 때도 있다. 간혹 점심시간이 나를 위한 시간이라 느껴진 적도 있지만, 온전히 그렇지 못한 것은 역시나 공간이 주는 힘 때문이다. 무언가 깊이 있게, 가장 길게 어떤 일을 지속하고 진정한 나의 시간이라 느낄 때는 역시나 지금 이 자리, 이 책상 위에 나 홀로 고요히 머무는 순간이다. 꽃향기 가득한 잎 차와 함께라면 그날은 정말로 여유가 있다는 신호다. 혼자만의 시간을 좋아하고 충분히 즐기는 법을 알아가는 중이지만 그 순간이 소파 위나 방바닥에서 진행된다면 지금처럼 오감이 풍만하지는 않을 것이다.


내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 보들보들하면서도 어두운 느낌의 원목 테이블이 꼭 필요한 이유는 나를 사랑하는 시간을 갖기 위함이다. 내가 좋아하는 물건들로 가득한 작은 공간에서 나만의 시간을 즐기고 싶다. 책을 읽든 글을 쓰든 그저 잠시 생각만 하더라도 그곳이 내 책상 위면 좋겠고 바라만 보아도 기분 좋은 색깔이면 좋겠다. 네 칸짜리 작은 책꽂이처럼.


몇 달 전부터 베란다 작은 공간을 내가 활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보고자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하고 상상 속으로 가구를 배치해 보기도 하였지만 결국 쓸데없는 돈을 쓴다는 생각에 실행하지 못하고 있다. 베란다를 포기하더라도 방구석 작은 한편에 6인치 정도의 작은 테이블을 가지고 싶어 남편에게 선포하고 결제까지 마쳤지만 결국 취소에 이르렀다. 이렇게 큰 책상이 집에 자리하고 있는데 굳이 또 하나의 테이블을 추가할 필요가 있을까? 그 생각만 수백 번을 하고 사고 싶은 테이블을 백번 이상은 본 듯하다. 테이블이 하나 더 생긴다고 많은 것이 달라질까? 더 많은 책을 읽고 더 많은 글을 쓸 수 있게 될까? 아닌 것을 알면서도 내 것에 대한 갈망이 점점 커지는 상황을 마주하고선 또다시 고민에 빠진다. 이 모든 것은 훗날 이루고 싶은 공간에 대한 열망과 연결된다.


나에겐 아주 작은 공간에 책방을 만들고 그 공간을 공유하고 싶은 꿈이 있다. 책 판매가 목적이 아니라 공간의 분위기를 공유하는 개념으로 책방을 활용하고 싶다. 커피숍을 수많은 사람이 활용하는 이유가 꼭 커피를 마시기 때문일까? 친구와의 대화, 노트북을 가지고 진행하는 사무 업무, 책을 읽고 공부를 하는 곳이 요즘의 커피숍 풍경이다. 그렇듯 나만의 소유가 아닌, 내가 좋아하는 환경을 책을 좋아하는 사람과 공유하고 싶은 생각. 그 생각에서 나만의 공간을 꾸며보고 싶은 욕구가 샘솟는다. 나의 취향을 정확히 알아야 남에게 권해줄 수 있기에 언제나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만 가득한 공간을 상상한다. 그 공간 속에서 또 다른 나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그곳이야말로 내 마음의 정원이 될 것이란 즐거운 상상으로 오늘 하루를 마무리한다.


정적이 흐르고 밝은 빛이 내비치며 향긋한 꽃냄새가 나는 지금 이곳, 그리고 지금, 이 순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 영혼이 휴식하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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