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언니가 하고 싶은 이야기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이 가진 결핍이 있는 것 같다.
아무도 모르게 마음 깊은 곳에 묻어둔 상처이자 결점.
그건 가족에게 못 받은 사랑에 대한 결핍일 수도
커리어적인 부분에서 느끼는 능력의 결핍일 수도
또 돈에서 느끼는 금전적인 결핍일 수도 있다.
이렇게 우리는 어떤 부분에서 하나라도 결핍을 느낄 때 반쪽짜리 인생을 살아간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그 반쪽짜리 인생을 완벽한 인생으로 채우려고 끝없이 노력하며 살아간다.
채워지지 않는 것에서 오는 공허함과 불안함은 이 결핍이 해결되는 순간 다 해결될 거라고 우리는 착각을 할 때가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이런 결핍을 채우려고 할수록 자꾸만 커지는 텅 빈 방에 홀로 서있는 나를 만나게 된다.
결핍은 사람이 자기의 인생을 부족하고 가난하다고 생각하게 만들어버린다.
여러분은 이런 결핍 때문에 나의 인생이 부족한 것투성이 같아서 속상했던 적이 없으신지 궁금하다.
나는 이런 결핍이 주는 열등감과 상처 때문에 속상했던 적이 많았다.
다른 친구들에 비해 내 인생은 모든 것이 반씩 부족한 것 같았기 때문이다.
쌍둥이로 태어나 겨우 3분 차이로 나는 쌍둥이 언니가 되었다.
한날한시에 태어난 쌍둥이지만 우리 집에서 나는 엄연히 첫째로 통했으니까.
그래서 어딜 가나 먼저 동생을 잘 챙기고 돌봐야 한다는 책임감이 늘 나에게는 있었다.
동생이 투정이라도 부리면 나는 항상 엄마의 사랑도 내가 하고 싶고 갖고 싶은 것도 늘 먼저 양보해야 했다.
속으로는 나도 화가 나고 속상해도 말은 못 하면서 말이다.
그래서 항상 마음속에 결핍을 갖고 살아왔던 것 같다.
그건 온전히 다 받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사랑일 수도 하고 싶은 것 받고 싶은 것을 마음껏 혼자 다 누리지 못한 것에서 느낀 부족함일 수도 있다.
다만 이런 결핍들이 때때로 나라는 사람을 작게 또 나라는 사람의 인생을 부족하게 생각하게 만든 건 확실하다.
왠지 나는 온전한 한 명의 '나'로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게 아니라 늘 서로의 반쪽으로 존재하는 것 같은 기분.
그래서 나는 왜 나의 삶은 남들처럼 평범하고 완벽하지 못한 가에 대해서 고민하는 날이 많았다.
외동이나 막내로 사랑받고 자라는 친구들과 비교할 때면 왠지 나의 삶은 턱없이 부족해 보였기 때문이다.
어쩌면 작은 서운함에서 시작한 것일 수 있는 결핍은 성장하면서 계속 커졌으면 커졌지 작아지지는 않았던 것 같다.
시간이 지날수록 또 이런 것들에 더 얽매일수록 이런 결핍 때문에 느끼는 마음의 가난함은 더 깊어졌다.
‘왜 나는 늘 양보하고 살아야 하지?’
'왜 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누리질 못하지?'
생각을 하면 할수록 불공평하고 부족한 것들만 떠올랐다.
그리고 그들의 삶과 나의 삶을 빗대어 볼수록 내 삶은 한없이 작아 보였다.
내가 다른 사람은 가지지 못한 것들을 가졌는지는 깨닫지 못하면서 말이다.
그래서 멀지 않은 미래에는 가득 채워질 인생을 꿈꾸며 살아왔다.
성인이 되고 독립을 해서 돈을 벌면 완벽한 나만의 인생을 살며 나는 반드시 행복해질 거야 하면서 말이다.
3분 차이 쌍둥이 언니라는 타이틀을 떼고 책임감에서 벗어나 오로지 000 나의 이름으로 사는 인생.
부족한 부분을 채워서 꼭 이 반쪽짜리 인생에서 탈출해 평범하고 완벽한 인생을 사는 것.
그게 지금까지 이십 년 남짓 내가 인생을 살아오면서 생각한 행복한 인생이었다.
그러다 우연히 TV에서 행복에 대해 얘기하는 한 교수님의 강연을 듣게 되었다.
부족한 삶이어도 행복할 수 있다.
내가 느낀 결핍에게 보상받으려 하지 말아야 한다.
생각을 바꾸면 행복할 수 있다는 현실과는 멀게만 느껴지는 말들.
그 말들이 그때는 도무지 마음에 와닿지 않았다.
이때까지 나는 내가 느낀 결핍을 꼭 보상받겠다는 생각과 마음으로 살아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는 오랜 시간 변치 않았던 그 다짐과도 같던 생각과 마음을 바꾸려 한다.
그렇게 항상 늘 가득 찬 인생이어야 행복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반쪽짜리 인생이어도 행복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내가 내 삶을 부족하지 않게 보고 가진 결핍들에게 보상하고자 하는 마음을 버리면 마음의 상처도 치유될 수 있다는 것도.
어린 시절 나에게 늦게라도 보상해 주고 싶어 잔뜩 사 온 과자가 이런 나의 어린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걸 몸소 경험으로 깨닫게 해 주었다.
형제가 있는 집이라면 한 번쯤은 누구나 이런 기억이 있을 것이다.
마트에서 과자를 사면 꼭 동생이나 형이랑 나눠먹어야 해서 짜증 나고 배고팠던 기억.
나는 늘 우리 집에서 쌍둥이지만 첫째로 통했기에 양보가 일상이었다.
그래서 쌍둥이 동생이 과자를 고르면 그걸 나눠먹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내가 좋아하는 것도 사지 못하고 내가 원하는 만큼 먹지도 못하고 마음속에 항상 서운함이 있었다.
그래서 어른이 되면 마트에서 원하는 과자를 잔뜩 배부르게 먹어야지라는 상상을 많이 했었다.
그런데 이제는 어른이 되어 먹고 싶은 과자를 왕창 혼자 맘껏 사 먹을 수 있는데도 그러지 않는다.
그렇게 맘껏 먹는 과자가 어린 시절 부족하게 느꼈던 내 결핍을 채워줄 수 없다는 걸 이제는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렇게 나눠먹는 과자가 더 맛있었던 건 서로 양보하고 나누는 마음에서 오는 행복 때문이었다는 것도 말이다.
가득 산 과자가 어린 시절 허기졌던 마음을 늦게라도 채워주지 못한 것처럼 내가 가진 결핍은 보상으로 해결되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돈이 생기면 환경이 바뀌면 그때의 상처와 부족을 채울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내 착각이라는 걸 깨달았다.
결핍은 마음에서 생겨난 것들이라 내 마음의 생각이 바뀌지 않는 한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도 말이다.
사람은 어렸을 때 느꼈던 결핍을 성인이 되어서 채우고 싶어 하는 것 같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집안사정 때문에 갖지 못했던 인형을 성인이 되어서 마음껏 자신에게 선물하고 어떤 사람은 어렸을 때 받지 못했던 사랑을 다른 사람에게서라도 받으려고 애를 쓴다.
자신이 받지 못한 것을 늦게라도 받고 싶은 마음. 일종의 보상심리가 작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나름대로 자신에게 보상을 주어도 그때 느꼈던 결핍은 사라지지 못한다.
많은 인형이 다른 사람이 주는 사랑이 그때 부족했던 마음의 허기를 달래주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핍에게 보상받고자 하는 마음을 버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어쩌면 우리가 느끼고 마음속에 갖고 있는 결핍은 결핍이 아닐 수도 있다.
남들과의 비교 속에서 느낀 거짓 배고픔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부족하다 생각이 들었던 나의 인생의 부분들은 그저 다른 것들과의 비교 때문에 부족해 보이게 된 것들일 수도 있다.
착각이 주는 결핍에서 벗어나는 순간 부족해 보이는 삶도 배부르게 느끼는 나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우리 모두가 그런 거짓 배고픔 때문에 나의 인생을 나의 마음을 더 이상 가난하게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런 결핍에 계속 얽매이고 삶을 살아갈수록 나의 삶은 더 불행하고 부족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우리는 비교 때문에 인생의 허기짐을 느낄 때가 많은 것 같다.
자기보다 좋아 보이는 배경, 좋은 환경에만 자신의 상황을 덧대어 비교를 하니까 말이다.
그리고 내가 가진 것들에 대해서는 감사함을 모르고 계속 부족한 부분들에만 연연하게 되는 것 같다.
다른 사람의 인생과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를 하다 보면 내가 가지지 못한 것들만 보인다.
그러면 내가 가진 것 들마저 보이지 않아 더더욱 불행해진다.
그러니 얼른 지금부터라도 그런 비교에서 벗어나 나의 삶을 사랑하고 단단하게 채우는 시간을 가지셨으면 좋겠다.
나는 부족한 내 마음과 생각을 고치고 싶을 때마다 강연을 듣거나 책을 많이 읽었다.
그리고 그 방법은 나의 허기진 마음과 생각을 조금씩 배부르게 해 주었다.
그중에도 강연에서 한 유명배우가 Q&A시간에 받은 질문에 해준 대답은 특히 기억에 남는다.
그 질문이 늘 사랑받고 완벽해 보이는 삶을 동경하는 내가 그런 삶을 사는 사람들에게 늘 묻고 싶었던 것이었기 때문이다.
인성도 인기도 연기력도 뭐 하나 부족한 게 없는 완벽한 사람으로 사는 기분이 어떤지 궁금하다는 한 연기지망생의 질문.
당연히 남들보다 인기 많고 사랑받는 삶이어서 행복하다는 답변을 기대했는데 생각지도 못한 답변이 돌아왔다.
나는 내 삶을 살 뿐. 남에 대해서는 관심도 비교도 하지 않고 그냥 나의 삶만 보고 열심히 살아간다는 대답.
그때 나는 머리를 뒤에서 한 대 쿵하고 맞은 것 같은 충격을 받았다.
이때까지 완벽한 삶에 대한 열망과 의지로 살아왔던 내가 너무 어리석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도대체 내가 생각한 완벽한 삶은 무엇으로부터 정의 내릴 수 있고 실현될 수 있는지 말이다.
또 내가 느꼈던 결핍은 다른 삶과의 비교에서 생긴 것들이라 채워질 수도 채우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깨달았다.
남과 비교하고 부족함을 느끼는 순간 내 삶에는 비극이 시작된다는 영화 대사와도 같은 그의 말이 결핍에서 벗어나라고 내 인생에게 해주는 조언처럼 들렸다.
그 배우의 말과 모습에서 돈이나 명예가 채워줄 수 없는 결핍 없이 살아가는 사람의 여유로움이 보여 그 배우가 더 멋있게 보였다.
그래서 나는 이제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고 나답게 내 인생을 살아가기로 했다.
결핍이 주는 허기짐에서 벗어나 나의 반쪽짜리 인생을 만족하고 사랑하기로 다짐하면서 말이다.
그랬더니 예전보다 훨씬 여유롭게 그리고 꽉 찬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게 되었다.
예전에는 보이지 않던 나의 인생의 좋은 점도 눈에 들어왔다.
항상 동생을 챙기면서 자라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잘 도울 수 있는 삶을 살게 되었다는 점.
그리고 맛있는 음식 좋은 것들을 남들과 나눌 때 기쁨과 행복을 느낄 수 있어 감사하다는 것도 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는 쌍둥이 동생이라는 항상 든든한 내 편이 있다는 것.
이렇게 남들과 내 인생을 비교하는 삶에서 벗어나 나의 삶을 돌아보니 행복하고 감사한 것들이 꽤나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예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나의 인생의 행복이 보이자 마음이 배불러지는 걸 느꼈다.
그리고 내가 생각한 결핍들이 어느새 결핍이 아닌 것들로 생각이 되는 게 신기했다.
더 이상 주변과 비교하지 않고 나의 삶에 만족해하는 나의 모습도 낯설지만 반갑게 느껴졌다.
그러니 여러분 중에도 결핍 때문에 마음의 여유가 없거나
어린 시절부터 가진 결핍이 상처로 계속 남아있는 분이 계시다면
더 이상 이런 결핍이 주는 불행에 나를 힘들게 하지 않고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셨으면 좋겠다.
온전히 나의 인생에만 집중하다 보면 더 이상 결핍 때문에 마음이 가난해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내가 내 인생을 행복하게 생각한다면 우리는 모두 배부른 하루를 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부족하고 모자라 보여도 말이다.
완벽해 보이지 않은 삶도 행복할 수 있다.
더 이상 다른 것과 비교에서 느끼는 결핍에 나의 인생을 가난하게 만들지 말자.
반쪽짜리 인생도 행복할 수 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이 부족해 보이는 자신의 삶도 온전한 마음으로 사랑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