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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왕 Jul 17. 2023

우리 두 사람

언젠가 어떤 흥미로운 영상을 하나 봤습니다. 영상의 주제는 서로 성향이 다른 두 사람에게 '눈이 녹으면?'이라는 질문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질문을 듣고 한 사람은 물이 된다고 답변했고, 다른 한 사람은 봄이 온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각자의 답변을 듣고는 어떻게 그렇게 생각하느냐고 서로가 웃고 놀리는 것이 영상의 백미였습니다. 두 사람의 말이 모두 일리 있고 참 재미있지 않습니까? 눈이 녹으면 물이 되고, 봄이 온다는 서로 다른 생각 말입니다.

그 말대로 눈이 녹으면 물도 되고, 봄도 오고 그렇습니다. 저는 보통 물이 된다고 말하면서 살지만, 당신 덕에 봄이 온다는 마음으로도 살았습니다. 사실 물이 되면 어떻고, 봄이 오면 또 어떻겠습니까. 어쨌든 제가 당신과 함께하는 동안 관찰하듯 살던 삶을, 유람하듯 살았다는 건 변함없는 것을요.

그러나 무언가를 쳐다보던 마음에서 관여하는 마음이 된다는 것은, 깊게 좋아한다는 마음과도 같고, 좋아하는 마음은 때로 슬픔으로 번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가끔 당신과 나의 이야기를 떠올릴 때, 오지도 않은 일들을 먼저 내다보고 슬퍼하게 되었습니다. 아주 먼 날에 우리가 오랫동안 만나지 못하게 되는 상상 같은 것으로 말입니다. 그리고는 이내 그게 너무 가엽다는 생각에, 또 우리가 어디선가 우연히 다시 마주치는 상상을 합니다.

저는 그날 웃다가도 울겠지만, 당신은 울다가도 웃는 날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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