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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 Nov 05. 2022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김광석 그리고 임영웅

여보 안녕히 잘 가시게

여보 안. 녕. 히. “


김광석 님의 명곡 중 하나.

대단한 곡이란 것을 자신만의 감성으로 여실하게 표현한 트로트 가수 임영웅 님.


어찌 보면 너무나 평범한 노부부의 삶의 이야기를 들었을 뿐인데 왜 이렇게 감성을 건드리고 눈물이 나게 할까.


출근길 넥타이, 막내아들 대학시험, 큰딸아이 결혼식날과 같은 우리네 일상과 삶의 흐름을 함께한 시절. 잔잔한 선율과 함께 흘러간다.


그리고 황혼에서 평생 함께 하던 사람과의 이별과 홀로 남겨짐의 슬픔이 고스란히 느껴지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가장 크게 와닿는 것이 ‘큰딸아이 결혼식날 흘리던 눈물방울’인 것 같다. 결혼식장에 다니다 보면 어머니와 딸 사이의 특별한 관계 때문에 어머니가 눈물 흘리던 모습을 자주 본다.

곱게 차려입으신 한복의 옷고름이 그 눈물을 닦기 위해 준비된 것이 아닐까 싶을 때도 있다.


종종 아버지의 눈물도 보곤 한다. 요즘은 딸 바보가 더욱 많아져 표현을 잘하는 다정한 아버지가 많지만, 예전엔 보통 무뚝뚝한 아버지는, 어머니와 딸 사이처럼 대화도 그리 많이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바쁜 삶 속에서 지쳐가고 힘들어도 가족을 위해 그렇게 살다, 어느 날 문득 표현은 많이 못 해줘도 애지중지 키운 딸을 출가시키는 아버지 마음도 애잔했을 것 같다.


임영웅 님이 간주 부분을 휘파람으로 채웠을 때 함께 살아가는 삶의 정서가 묻어 있었기에 가사 없이도 그렇게 우리네 마음을 뭉클하게 해 준 것 아닌가 싶다.


그래도 백미는 역시 이 글 첫 줄에 쓴 마지막 부분이라 생각한다.


좋은 날도 있었겠지만, 힘들었을 때도 있었을 평생을 함께 하며, 헤어지는 순간,



다시 못 올 그 먼길을 어찌 혼자 가려하오

여기 날 홀로 두고 여보 왜 한마디 말이 없소.


하며 엉엉 울었을 수도 있었을 거다.


하지만 담담하게 이별을 고하며 결국 마지막 말을 잇지 못하는 모습이 더 애처롭고 슬프게 다가와서 그토록 깊은 여운을 남겨준 건 아닐까.


https://youtu.be/iB8o1zv4zWw


출처 :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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