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도달불능점

내 일상대로 국어사전

by 노닥노닥

포인트 니모(Point nemo)

정식 명칭은 해양도달불능점(The oceanic pole of inaccessibility)이며, 라틴어로는 '아무도 가본 적 없는 곳'이라는 의미다. 임무를 마친 인공위성 등을 안전하게 지구로 귀환시켜 회수되는 지점으로 뉴질랜드와 남아메리카 대륙, 남극 대륙 사이의 남태평양 한복판을 일컫는다. 인적이 없고 육지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어 인공위성이 추락해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여기는 안전해. 나밖에 없어.

엄청난 속도로 아슬아슬하게 지나쳐가며 위협하는 다른 위성도, 지구를 돌며 해내야 할 임무도 없어.

아무 걱정없이 풍덩하고 바다로 뛰어들어도 돼.


거기서 엄마가 바라봤던 세상은 어땠어.

깜깜한 그곳에서는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구나.

아주 춥고 긴 겨울을 보냈구나.


내가 바라봤던 엄마는 밤하늘 반짝이는 별 같았어.

나는 엄마가 그렇게 고요하고 차디찬 공간에 있는 줄도 몰랐어.

젖먹던 힘까지 쥐어짜내서 빛을 냈던 거였구나. 참 외롭고 힘들었겠다.


엄마의 굵어진 손 마디마디 사이를 말없이 문질러.

나무의 역사가 나이테에 새겨지듯 엄마의 역사는 이 손마디에 새겨졌나보다.

그 생의 절반 이상을 함께 한 나도 이 굵어진 손마디에 새겨져 있겠구나.


여기까지 오느라 뜨거웠겠다.

힘 빼고 누워서 천천히 바다에 몸을 식혀.

엄마의 치열했던 날들이 모두 소화가 될 때까지, 지겨워서 몸이 근질거릴 때까지 쉬어도 돼.


멀리서 볼 때만 아름다운 곳일수도, 가까이에서는 서로 부대껴서 지긋지긋해질 때도 있겠지.

그래도 이번에는 사람 냄새와 온기가 가득한 곳으로 가자

거기는 따뜻해. 나도 같이 있을게.


사진: Unsplash의 Jeremy Stra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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