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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EELM Jul 16. 2021

[3] 재난 영화를 재단(裁斷)해보자.

특유의 몽글몽글한 감성이 생긴다

영화에 대한 주관적인 해석과 생각을 담았으며영화 <해운대>, <더 테러 라이브> 대한 일부 스포일러가 있을  있습니다




 우리는 현재 재난이 도사리는 사회에 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삶의 방식이 많이 달라졌고 최근에 쿠팡 물류센터 화재, 광주 붕괴사고 등과 같은 사회적 재난이 발생했다. 이런 재난 상황이 생겼을 때 주로 우리는 “~영화”와 비슷하다며 이야기를 한다. 예를 들어 코로나가 터졌을 때는 영화 감기(2013)와 비슷하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이에 재난 영화를 왜 사람들이 현실과 연결시키는지와 재난 영화 장르의 특성을 알아보고자 한다. 


 이야기할 작품은 총 2편이며 개봉 순으로 해운대(2009년), 더 테러 라이브(2013)이다. 


해운대(Haeundae, 2009, 한국)

감독 - 윤제균
각본 - 윤제균, 김휘
출연 - 설경구, 하지원, 박중훈, 엄정화, 이민기 외 다수
음악 - 이병우
촬영 - 김영호
제작/배급 - JK필름/CJ ENT


더 테러 라이브(The Terror Live, 2013, 한국)

감독/각본 - 김병우
출연 - 하정우 외 다수
음악 - 이준오
촬영 - 변봉선 
제작/배급 - 씨네2000/롯데 ENT



 두 편의 영화 모두 실제 존재하는 지역을 배경으로 재난이 진행된다. 해운대(2009)는 부산 해운대를 배경으로 더 테러 라이브(2013)는 마포대교를 폭탄 테러 현장으로 삼고 있다. 이 영화뿐만 아니라 많은 한국 재난 영화들은 우리가 익숙한 지역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재난 영화에서 실제 지역을 모델로 삼는 이유는 뭘까? 이는 몰입감을 유도하기 위한 부분이 가장 클 것이다. 또한 재난 영화가 현실과 더 많이 비슷하면 할수록 영화와 비슷한 재난이 일어났을 때 사람들이 더 공감하며 그 영화를 다시 회자한다. 예를 들어 영화 감기는 호흡기로 감염되는 바이러스로 인해 대한민국 전체가 아비규환을 겪는 내용인데 현재 코로나 상황과 매우 유사하다. 그래서 코로나19사태 이후 IPTV 이용 순위를 역주행해 일간 순위 6위까지 올랐으며 대만에서는 지난 4월 30일에 개봉하기도 하였다. 


 해운대는 2009년에 개봉한 영화로 감독은 윤제균이다. 주인공 만식은 원양어선을 타다가 인도양에서 쓰나미로 연희의 아버지를 잃은 후 연희에 대한 마음을 숨긴다. 그러다 그 마음을 전하기로 결심하며 프러포즈를 준비한다. 하지만 그 시각 해운대 바다는 심상치 않았다. 김휘 박사가 해운대를 둘러싼 동해바다에 쓰나미 발생 징조를 알렸지만 대한민국 윗선에선 이 사실에 대해 간과하며 묵인했다. 결국 해운대 쓰나미의 거대한 파도는 많은 피서객들을 덮치며 만식과 연희를 향해 다가왔다. 쓰나미가 코앞까지 온 상황에서 주인공들은 그들 자신만의 소중한 것들을 지켜내기 위해 노력한다. 이 영화는 재난 그 자체에 초점을 두기보단 다양한 주인공들의 사연에 집중한다. 그 덕분에 러닝 타임이 2시간이 넘는 영화인데도 불구하고 지루하지 않게 더욱 그 감정에 더 몰입할 수 있다.


 더 테러 라이브는 2013년도에 개봉한 영화로 감독은 김병우이다. 앵커 윤영화는 테러범과의 통화를 독점 중계해 이득을 보려고 한다. 단독 중계와 단독 인터뷰를 하면서 시청률을 치솟았지만 테러범의 요구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하면서 윤영화는 위기에 처하게 된다. 이 테러범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달라며 처절하게 소리치고 있다. 하지만 그 요구에 대한 대답은 차가웠다. 더 테러 라이브에서는 단지 테러라는 하나의 재난만 있는 것이 아니다. 테러범과 같은 힘없고 권력 없는 소시민들의 외침이 무시당하는 현실을 또다른 재난으로 보여준다. 다른 일반적인 재난영화들과 다르게 더 테러 라이브에서는 이와 같이 표면적으로 발생한 큰 재난 말고도 그 내면에 있는 재난을 발견할 수 있어 더 쓸쓸한 맛이 영화에 가미된다. 


 한국 재난 영화를 보다 보면 극한의 상황에서 느끼는 가족의 애(愛), 답답한 결정을 내리는 고위 정치인에 대한 분노 등 특유의 몽글몽글한 감성이 생긴다. 혹자는 한국형 휴먼 재난 영화를 지루하다고 하지만 그 과정 속 사람 냄새 가득한 몽글몽글한 감성이 나는 좋다. 


허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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