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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콜릿 한스푼 Feb 15. 2024

만성 통증에 매번 지는 못난이

늘 시달리는 만성통증

오늘은 우리의 '몸'과 관련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우선,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여러분은 몸이 정신을 지배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아니면, 정신이 몸을 지배한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도 아니라면 몸과 마음 모두 똑같은 비중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제가 이 질문을 왜 하나면, 저는 책 읽기를 참 좋아했던 사람 중에 하나입니다. 그런데, 제가 읽은 책에서는 하나같이 정신이 신체를 지배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니, 정신만 똑바로 차리면, 신체적 결핍과 결함은 모두 극복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는데 살아보니 이 말에 반박하고 싶어 지더라고요.


정말 정신으로 신체를 지배해 보셨나요?라고요. 가끔 정말 극심한 통증 그리고, 항암 치료를 받는 환자 분들, 불치병을 겪고 있는 분들 그리고 더 나아가 신체적 크나큰 결함 혹은 손상으로 인해 일상생활 모두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 분들은 정신력으로 이 상황을 모두 극복해 나갈 수 있는 걸까요? … 저는 요즘 들어 생각합니다. 사람들 마다 저마다 느끼는 스트레스 수치도 다른데, 하물며 정신적으로 견딜 수 있는 고통의 역치는 어떻겠느냐고요. 어떤 사람은 정말 정신력이 강해서 견딜 수 있는 고통의 수준이 보통 사람의 수 배에 달하는 비범한 사람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저를 비롯한 평범한 사람들은 보통 수준의 정신력을 갖고 있어요. 힘든 일을 겪으면, 한참 동안 멘털이 털려서 아무것도 하지 못할 정도로요.


그리고, 정신력이 원래 약한 사람도 있습니다. 정신력이 약한걸 나쁘다는 식의 관념을 만드는 경우가 있는데 과연 그럴까요? 그건 그만큼 그 사람이 여린 사람인 것이고, 다른 사람보다 모든 것들을 훨씬 더 잘 느끼는 사람이라서 그런 건 아닐까요? 그리고, 정신력이 약한 것이 왜 나쁜가요… 강한 것이 좋다고 하지만, 모두가 강해야 살아남는 건 아니잖아요.


제가 오늘 왜 이렇게 서두에서 길게 이야기를 풀어나갔냐 하면요…. 사실 저는 정신력도 약한 사람이고, 몸도 약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글쎄 … 원래부터 이렇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살면서 일련의 사건들을 겪으면서 점점 약해져 가더라고요. 어떤 이들은 어떤 사건을 겪으면서 점점 더 강해지고, 무뎌지는 사람도 있는데 저는 반대더라고요.


그리고, 제가 이렇게 된 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건 제가 갖고 있는 '만성통증' 때문이에요. "만성통증이 왜?"라고 하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저는 20대 초중반 사이에 공시를 준비하면서, 건강관리는 아예 하지 못하고, 순수 공부시간에만 매달리는 멍청한 전략을 1년 넘게 고수했던 사람이에요. 그렇다 보니 어느 날 갑자기 허리 디스크가 와버렸죠. 당시에는 허리 디스크인 줄도 몰랐어요. 극심한 통증에 누워도 아프고, 앉아도 아프고, 돌아 눕는 것도 안되고, 신발을 신발장에 넣기 위해 허리를 숙이는 것도 안될 정도였어요.


그렇게 병원 갈 생각은 안 하고,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하는 미련한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그렇게 어설픈 방식으로 미련하게 굴었고, 어찌 저찌 낫기는 했지만 그 이후로도 허리 디스크는 완치된 것이 아니다 보니 장시간 앉아서 근무를 보거나 과하게 스트레스받는 날이 누적이 되면 어느 날 꽝!!!! 하고 다시금 허리가 극심한 통증을 동반하며 저를 찾아오더라고요.


극심한 통증이 오면 늘 똑같아요. 일상생활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 그리고, 이 통증은 올 때마다 더 통증이 심해진다는 것이었어요. 병원에서는 제 병명을 지칭하는 말이 참 많더라고요. 일자 목, 일자 허리, 퇴행성 디스크, 좌골 신경통, 방사통 등등이요.


그리고, 정말 몸이 안 좋을 때는 발뒤꿈치까지 저린 통증이 생기더라고요. 근데도, 신경차단술이나, 허리 디스크 수술은 하지 않았어요. 한번 하면 돌이킬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였죠. 그래서, 매번 극심한 통증이 오면 시술과 수술적인 방법 외에 주사, 도수치료 등 그 밖의 방법으로 대신하며 버텨왔어요. 그것도 바로 괜찮아지는 것이 아니기에 극심한 통증을 견디며, 고통이 지나가길 기다리는 건 똑같았어요.


이렇게 매번 불편한 허리로 사무 일도 해야 하고, 글을 오래 쓰는 작가라는 직업도 해야 하고, 부족한 운동량을 채우겠다고 1만 보씩 걸어야 하고, 때로는 그 밖의 운동들도 하며 몸을 써야 할 상황이 참 많더라고요.

그런데, 한번 허리가 안 좋으니 매일 건강한 사람보다 컨디션이 좋지 못해요. 통증은 없어도 뻐근함과 불편함은 늘 동반자이고요. 도수 치료를 해주는 물리치료사 분도 제 등과 어깨를 만져 보시더니, "아픈 것도 못 느낄 정도로 뭉치셨네요. 우와…."라고 할 정도예요.


알고 있어요. 어느 정도 이상 굳어버리면, 누군가는 극심한 두통에 시달릴 정도가 되는데, 그 두통조차 제대로 느끼지 못할 정도로 감각이 마비되거나 둔감해진다는 걸요. 그럼에도 어쩌겠어요.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그리 많지 않다고 생각해요. 매일 앉아서 일해야 하고, 그것도 누구보다 오래 앉아있어야 하는 직업을 선택한 것이 저인걸요…. 그리고, 이쯤 되면 어떤 운동을 하거나 일상생활에서 무거운 걸 들어야 할 때 그리고 장시간 차를 타야 할 때 모두 걱정되는 것들 투성이라, 아무것도 하지 못할 때가 참 많아요.


왜냐면 가뜩이나 허리가 안 좋은데 이 활동들을 하면 자칫 극심한 통증에 시달릴 수 있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거든요. 운동도 아무거나 못해요. 허리 디스크 있는 사람은 전문가에게 제대로 배워야 해요. 어설프게 배우면 오히려 몸이 더 망가진더라고요. 이렇게 일상에서 만성적으로 통증을 달고 살다 보니, 가끔씩은 마음도 힘들어지더라고요.


몸이 아프면, 마음도 아파지는 것이 사람이더라고요. 아무리 긍정적인 사람이라도 "나는 늘 아픈 사람이야 …."라고 한번 생각이 굳어져버리면, 뭘 하더라도 못하겠더라고요. 그리고, 몸이 아픈 날은 모든 것이 다 괴롭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오늘은 이렇게 만성통증에 매번 지는 못난이라는 글로 찾아왔습니다.  조금 아픈 글이긴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공감 갈 것 같은 글이라서 이렇게 써보게 되었습니다. 여러분 가끔 고통에 지더라도 저희 같이 힘내서 열심히 행복한 날들을 더 많이 만들어 나가 보아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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