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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이자 프롤로그

여러분, 브런치북은 30 꼭지만 연재가 가능합니다.

브런치 스토리의 작가 승인을 받은 지도 어느덧 9개월이 지났다. 나는 그동안 나의 첫 브런치북 <엄마인 나 설명서>를 매주 목요일에 연재하며 총 30편의 브런치 스토리를 업로드했다. 여전히 내 작가의 서랍에는 미처 발행하지 못한 글이 줄줄이 연재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인데, 그만 문제가 발생했다. 해당 브런치북에 더 이상 연재를 할 수가 없다는 것!

연재할 수 있는 최대 분량을 초과했다는 팝업 메시지와 함께 더 이상의 연재 글은 발행할 수가 없게 됐다. 애초에 하나의 브런치북마다 30편의 연재 제한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마지막은 감성 충만한 에필로그라도 남겼을 텐데….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 브런치스토리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나를 탓할 수밖에.


그동안 나는 브런치북을 연재하면서 글쓰기에 기복을 타지 않으려 컨디션 관리에 공들이며, 늘 꾸준하고자 노력했다. 매일 4시간의 글쓰기 시간을 확보하고, 규칙적으로 그것을 실천하려 했다. 하지만 나만의 글을 지속적으로 생산하는 일이란 생각보다 어려웠다. 매일 반복되는 치열한 나의 일상 속에서 크고 작은 사건들은 걸림돌이 되었다. 때로는 예기치 못한 아픔 때문에, 때로는 텅 비어버린 나의 상태 때문에 글 쓰는 시간을 지켜내기란 늘 부침이 따랐다. 그래도 이렇게 30 꼭지를 연재하고 첫 번째 브런치북 연재를 마치게 된 사실에 스스로가 무척 대견하고, 하늘에 감사할 따름이다.


지금 와 절실히 깨닫는 사실 한 가지. 글쓰기에 좋은 때, 적당한 때, 쉬운 때란 없다는 것! 하지만 그 모든 것을 감내하고 끝까지 글을 쓰는 사람은 모든 것을 이룰 자격을 얻을 것이다. 10년 전, 방송작가로 일했던 내가 다시 브런치북을 통해 작가라는 호칭을 얻었다. 그리고 브런치북의 연재 글과 그간 작업한 나의 에세이를 모아 나는 출간 작가의 꿈을 향해 나아가기로 했다. 나의 글은 어쩌면 지나치게 사소한, 어쩌면 문학과 거리가 먼 일기 같을지도 모르겠다. 나의 부족한 소양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끄적임에 불과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가정과 아이 돌보기에만 전념하던 내가 글쓰기를 시작하며 다시 나를 되찾는 과정은 이 세상의 모든 또래 엄마에게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위안 삼기로 했다. 지극히 개인적이고도 사소한 나의 이야기지만 나의 글에 공감하는 어느 독자의 잔잔한 삶에 도전 정신을 일깨우고, 함께 성장할 시간을 꿈꾸고자 한다.

이제 시작되는 나의 새로운 브런치북에서는 첫 출간을 위한 여정을 담아보고자 한다. 좌충우돌 험난하기 짝이 없는 첫 출간기에 많은 응원과 격려를 부탁드리며, 첫 번째 브런치북의 에필로그이자 두 번째 브런치북의 프롤로그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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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