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치국수, 떡볶이
오늘은 정말 몸이 너덜너덜한 날입니다.
출근을 해보니 회사 보일러에 문제가 생겨 온수가 나오지 않는 상태였습니다.
토요일과 일요일 근무자들 및 기숙사에 계시는 분들이 드신 설거지 거리가 한가득 있는데
식기세척기도 안 되는 상황에 물을 끓여서 설거지를 하느라 시간이 부족했었거든요.
거기다가 오늘은 잔치국수를 하겠다고 사입을 해 놓은 상태라 반찬도 빈약했었답니다.
설거지를 해놓고 부랴부랴 애호박을 볶고, 계란 한 판을 지단으로 부치고, 신김치를 쫑쫑 썰고, 도깨비방망이로 깨를 갈았고, 김가루를 준비하고 파를 다졌답니다.
원래의 계획은 김치전 반죽 남은 것을 부치려고 했으나, 반죽의 농도가 이상하여 패스 하였고, 오이고추와 청양고추 그리고 남은 반찬들을 활용하여 급하게 중식을 차렸답니다.
중식
잔치국수
메추리알 장조림 / 양념깻잎
어묵볶음
오이고추 / 청양고추
깍두기
석식
소고기 미역국
밀떡볶이
검정콩자반
데친 브로콜리 / 회초장
데친 양배추 / 쌈장
쉬는 시간에 정말 쓰러지는 줄 알았지요.
꼴랑 저렇게 차려놓고 왜 엄살이냐고 말하시겠지만, 솔직히 음식 하는 것보다 설거지가 더 힘들거든요.
물을 끓여서 닦고, 소독하고, 다시 헹구고 건조하고 정말 정신없었답니다.
그리고 수도상태 때문에 기름진 음식을 하기가 무섭기도 하고, 메뉴를 다시 선정하느라 정신없었죠.
그것도 냉장고의 재료들이 없는 월요일에 이런 일이 발생하면 멘붕에 빠지기도 합니다.
결국, 저녁까지 온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서 저녁도 기름기 없는 음식을 만들었습니다.
그 대신 직원들이 제일 좋아하는 미역국에 소고기를 2킬로를 듬뿍 넣어 주었답니다.
건물 사정을 아시다 보니 다들 이해해 주시고 맛있다 해주셔서 감사할 뿐이죠.
내일은 맛난 거 해드릴게요~라고 말하고 수육을 하기로 맘먹었지요.
다들 오늘 하루 어떠셨나요?
사고는 항상 예상치 못할 때 벌어지죠.
사고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사람들이 정말 능력자겠죠?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이런 날을 마주하면 이상한 전투력이 생기더라고요.
그리고 그걸 해내고 나면 생기는 성취감. 비록 몸은 좀 너덜너덜해졌지만 뇌에서는 이상한 도파민이 분출되는 느낌! 이런 날 잠은 무척 달겠죠?
여러분들의 밤도 달콤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