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2일의 나의 마음
너는 요즘 자주 운다.
하루에 한 번씩은 꼬박 운다.
너는 우는 것이 면죄부가 된다고
생각할까.
아니 너도 괴롭겠지.
너는 말을 한다.
미친 짓을 했다고.
그래 미친 짓이라는 걸
이제라도 알아서 다행일까.
나는 솔직히 지금도
확신이 없다.
하지만 헤어질 확신도
없다.
그러기에 나는 이미
너에게 깊이 박혔다.
화살이 심장에 박힌 것처럼
서서히 죽거나
빼내서 바로 죽거나
그 차이일까.
그렇다면 어떤 죽음이 더 나을까.
너는 사소한 실수를 한다.
그리고 내 눈치를 본다.
그것이 나는 또 아프다.
하지만 내 역할을 잊지 않는다.
솜씨 좋은 형사처럼
증거를 모으고 추궁을 시작한다.
너는 죄인처럼 두 손을 모으고
내 말을 듣는다.
나는 그 모습이 마음에 들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내가 못내 잔인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관계가 옳은 걸까.
그러면서도 나는 솜씨가 퍽 좋다.
너를 울리는 일에는.
울리면서 왜 너를 놓지 못할까.
너는 마치 물로 만들어진 존재 같다.
사람의 몸에서 그렇게 많은 물이 존재하는지
몰랐다.
너는 울고 또 운다.
그리고 다시
“내가 미친 짓을 했어”
라고 말한다.
죄인의 진술에 모순이 없다.
오늘은 이만하지.
나는 쇠창살을 걸어 잠근다.
하지만 나도 그 쇠창살 밖에서
조금도 잠을 못 잔다.
요즘 내 최대의 고민은 불면이다.
울다 지친 너는
그래도 쌔근쌔근 잘도 잔다.
나는 그 숨소리를 오래
바라본다.
회식 자리에서
술을 마시지 않았다.
너는 내 가장 큰 문제가
술이라고 했다.
나는 독주를 끊고
2차를 끊었다.
이번에는 회식 자리에서
술잔을 입에 대지 않았다.
사람들이 놀라고 의아해 하지만
다행히 그날,
내게 술을 강권하는 사람은 없다.
나는 맨 정신에 너에게 간다.
어쩌면 그것이 너에게 해줄 수 있는
나의 최선일 것이라고 믿는다.
맨 정신 상태에 나를 본 너는
오열을 한다.
너는 물로 만들어진 존재가 맞다.
나는 너의 눈물을 비처럼 맞는다.
내 어깨가 온통 젖어버린다.
'우산을 챙기지 않았는데'
나는 너의 뒤통수를 끌어안는다.
오늘의 내가 또 조금 아문다.
밤에 우리는 사랑을 나눈다.
나는 너와 사랑을 나누면서도
너와 사랑을 나눴던 사람을 떠올린다.
나는 그 잔상과 겹쳐진다.
나는 그가 되는 걸까.
그를 따라 하는 걸까.
그보다 나은 걸까.
그보다 못한 걸까.
너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할까.
우리는 어느 때보다
뜨겁게 사랑을 나눈다.
그리고 너는 다시 없이 운다.
앞으로 절대 그러지 않으마 하고
운다.
내 마음의 빙산 한 부분이
무너져 내리는 소리가 들린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라.
빙산은 아직도 산더미만 하다.
거기에 온난화 걱정은 없다.
나는 북극곰처럼
그 빙산 주변을 어슬렁 맴돈다.
나는 너의 눈물을 마신다.
바닷물처럼 짭조름하다.
어쩌면 너는 울기 위해
태어난 걸까.
울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온 힘을 다해서
그렇게 바란다.
내가 너에게 말한다.
"그날을 잊지 말고
오늘도 잊지 말자"
과연 그 말이
너에게 답이 되었을까.
나에게는
조금 도움이 되었다.
울던 너를 재우고
나는 또 밤과 나란히 앉는다.
무엇이 너를
미치게 만들었을까.
나는 나의 부족함과
열등감과 폭력성과
이기심과 독단성과
알코올 의존을 떠올린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사랑과 배려심과
희생과 헌신과
책임감과 일편단심을 떠올린다.
하지만 어느 쪽의 저울이
더 무거웠을지는
지금 네 눈물에 허우적대는
나를 보면 안다.
아무래도 나는 형사보다는
잠수부가 더 어울리지도 모르겠다.
밤에는 산소통을 메고
바닷물 같은 너의 눈물 속을 헤맨다.
달빛도 별빛도
여기까지는 못 온다.
나는 칠흑 같은 심해의 바닥으로
내려간다.
아무도 없는
그 끝에서
질식되길 바란다.
홀로 죽어가길 바란다.
하지만 끝내 도착한
그곳에
그 바닥에
네가 또 쌔근쌔근
잘도 자고 있다.
나는 네 이마에
입을 맞추고
돌아선다.
마치 그것을 하러
여기까지 왔다는 듯이
정말 형편없지만
그 형편없는 애정으로
나는 오늘도 또 약간의
부력을 얻는다.
네가 또
쌔근쌔근
결국, 나는 그런 것이나
실컷 보자고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