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웠던 여름의 열병 같은 사랑
불안과 걱정으로 타오르던 나의 마음
그때 너의 손길이 불어온다
서늘하고 부드러운 가을바람처럼
한 걸음 물러서서 바라본 우리의 모습
쿵쾅대던 심장도 잔잔해지고
흐트러졌던 머릿결을 쓸어 넘기며
고요히 너를 생각하게 된다
단풍잎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처럼
너의 미소가 내 불안을 감싸 안고
차갑지 않고 따뜻하지 않은
적당한 온도로 나를 달래준다
가을 하늘만큼 맑아진 우리 사이
오랜 기다림 끝에 익어가는 사랑
조급했던 마음은 노을빛에 물들고
그 속에서 더 선명해지는 너의 모습
이제는 알겠다. 당신이 불어주는 안부가
나를 불안해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준다는 것을
가을바람에 몸을 맡기듯
나는 이제 당신의 마음에 몸을 맡긴다
가을의 바람이 나의 뜨거운 불안을 식혀준다
그 바람결에 실려 오는 당신의 사랑
차분히 가라앉은 내 마음 위에
우리의 사랑이 더욱 깊어져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