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함과 설렘

옛사랑이 생각났다.

by 효돌이작까야

날짜를 봤는데 낯이 익다.

무슨 날이지..? 무슨 날이었는데...? 하고 뜸을 들이다 번뜩!

아! 그의 생일이구나 하고 과거가 떠올랐다.

바닷속 해저 깊은 곳에 뻘이 잔뜩 쌓여서 있는지도 몰랐던 낡디 낡은 나무상자 하나가 발견된 느낌이다.


'이 무슨 주책인가. 내 나이 40살. 그와 헤어진 지 10년이 지났는데.....'라는 생각과 동시에

'아니 뭐 어때! 그때를 추억하고 싶을 수도 있는 거지!!' 하며 낡디 낡은 상자를 열어보고 싶었다.

오전에 일이 있어서 잠시 외출을 했는데 집에 가서 추억을 꺼내 볼 생각에 내내 설레었다.

그와의 추억들이 지금도 있을까? 하는 기대함으로 찾아보기 시작했다. 기록하고 보관하는것을 좋아하기에


허... 웬걸....

책꽂이를 찾아보는데 다이어리들이 없다...

이사오기 전에 다 갖다 버린 장면이 폴라로이드 사진처럼 지잉 하고 떠올라버렸고,

내내 기대했던 마음과 설레었던 마음들이 물거품처럼 사라지고 말았다.

아쉬운 마음이 커지는 것이 이내 불편해져서 마음에게 물었다.

'무얼 찾고 싶은 거야? 그때의 너? 그때의 그? 그때의 그와 너?'

마음에서 들리는 소리는 "그때의 나"였다.


삶의 대한 책임감이 지금보다는 비교적 가벼웠던 그때의 나.

감정에 솔직해서 많이 울고 웃었던 모습,

사랑에 울고 웃었던 풋풋하고 사랑스러웠던 기억을 꺼내고 싶었던 모양이다.


다행히 추억할만한 것들을 찾았고,

한동안 그 상자 앞에 주저앉아 일기를 보고, 편지를 보면서 배꼽 빠지게 웃었다.


그때의 내가 왜 그리울까 생각해 보니

지켜줘야 하는 여린 생명들에 대한 책임감으로 매사 조심스러워진 내가 보였다.


'힘든가 보구나, 외로운가 보구나'


귀한 생명들에 대한 사랑과 책임감이 지나쳐서

내가 얼마나 사랑받는 존재인지 잊고 지낸 것 같다.


사랑받고 사랑했기에 지금처럼 가정을 꾸리고 사랑의 열매인 아이들도 태어난 건데

정작 열매에만 신경 써서 사랑의 근본인 나와 남편을 바라보지 못한 것 같다.


지나온 사랑을 통해 현재의 사랑을 점검하게 되다니.

사랑은 참 유익한 것이구나.



떠오른 과거덕에 어제부터 오늘 아침까지 설레었고 기뻤다.

그때의 내가 얼마나 사랑을 받았었는지 확인할 수 있어서 더 기쁘고 행복했다.

풋풋했던 사랑의 추억 덕분에 지금 누리고 있는 안정감과 변함없는 사랑에 대한 감사가 솟았다.

카멜레온처럼 여러 모양과 색깔로 남아있는 사랑 덕분에 앞으로도 계속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어졌다.

내가 먼저,

표현하고 사랑해야지.

지금의 이 추억이 또 10년 뒤에 꺼내질 기대와 설렘이 될 줄 누가 알겠는가.

그러니 사랑하리라. 사랑하고 또 사랑하리라.


여러분, 사랑하세요.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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