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도 내 맘대로 못 쉬냐
이제 6살
양치는 혼자 할 수 있지 않나?
언제까지 내가 해줘야 하나..
셋째 임신 5개월 차...
세상에 나와 36년을 굴러먹은 나의 몸뚱이가 가진
체력은 점점 바닥을 치고
세상에 나온 지 이제 막 6년이 된 너의 몸뚱이는 가진 힘을 뽐내기 바빠서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임신해서 미안하고,
못 놀아줘 미안하고,
이런 엄마를 만나게 해서 미안하고,
그렇다고 노력할 힘이 남아 있지는 않아서 더 미안했다.
뭐든 함께하길 좋아하는 너,
엄마는 너의 [함께]가 왜 그리도 힘에 부쳤을까
앞으로 네가 먼저 엄마를 찾을 날이 얼마나 남았다고..
(9살인 지금도 많이 찾아주니 고맙다고 해야 하나..ㅋ)
들을 수 있는 귀가 열려서 너의 함께에 응할 수 있고
말할 수 있는 입이 있어서 같이할까? 먼저 물을 수 있고
잡을 수 있는 손이 있어서 아직 작은 너의 손을 포개어줄 수 있고
볼 수 있는 눈이 있어서 나를 바라봐주는 너의 표정, 눈빛 하나하나를 담을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이야.
9살 되었다고 다섯 번 말하고 싶은 거 꾹꾹 참고 한 번만 말하잖아. 엄마 알고 있어.
그 한 번도 어렵게 말한다는 거 엄마 알고 있어.
너의 그 한 번이 5 또는 10이었을지도 모르지..
어렵게 말한 그 마음 다치지 않게 노력하겠다고 한
엄마 말 기억하지?
그리고 다섯 번, 열 번씩 참다 참다 말하지 말고
혹시나 참다가 어렵게 겨우 입을 뗀 거면 힘들게 말하는 거라고 생색내라 한 것도 기억하지?
그놈의 첫째의 무게.. 짊어지지 않게 하고 싶었는데..
자리가 사람을 만드나 보다 루똥아.
내가 지었던 짐 지우기 싫었는데 말이야.
혹, 이것이 어쩔 수 없는 것이라면
지금처럼 말하기 힘들어하는 너에게 계속 질문을 던져볼 테니 그 질문에 낚여주라.
그렇게 계속 대화하며 살자 루똥아.
나의 힘듦이 너에게 보였듯이
너의 힘듦이 나에게 보였을 때
결코 가벼이 여기지 않으며 너와 너의 힘듦까지 함께 안아줄게.
같이 견뎌줄게!
엄마는 든든한 너의 울타리!!
엄마 마음이 이제는 그만큼 되는 것 같다 루똥아!
너는 하나지만 엄마랑 아빠는 둘이니까!!
우리 둘이 너를 맘껏 품어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