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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을 기다리는 너

하로가 건강하게 태어났으면 좋겠어

by 효돌이작까야

이런 얘기를 언제 한 거지? 하고 시간을 보니

잠들기 전인 것 같아요.

아마 침대에 같이 누워있고, 애착이었던 머리카락을

콧구멍에 쑤시면서 이야기를 했을 것 같네요.

크큭


참 신기합니다.

당시 6살인 아이의 머리와 생각 속에도

기대, 걱정, 염려, 바람 이런 것들이 들어있으니 말이에요.


하로가 건강하게 태어나기 전까지

‘작년에 태어난 동생은 보지도 못했는데’

‘동생이 또 잘못되면 어떡하지?’

‘우리 엄마 아빠가 또 울면 어떡하지?’

‘하로는 엄마 뱃속에서 똥 먹지 않고 건강하게 태어났으면 좋겠다’


이런 바람들을 자주 이야기 했던 것 같아요.


오고 가는 대화 속에 동생에 대한 염려가 묻으면

어미 마음은 쿵 하고 내려앉습니다.

아마도 제 감정과 제 시선으로 아이의 질문을 받아내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아이에게 덤덤히 답변을 하면서 함께 편안해졌던 적도 있어요.


‘어떻게 이야기를 해줘야 할까?’라는 질문에 답을 찾게 되고, 찾은 답을 아이에게 이야기하면서 제 음성을 제가 듣게 되잖아요.


이 행위 자체가 쿵 하며 내려앉은 마음을

다시 올려주는 역할을 하더라고요.


때로는 아프게 다가오는 아이의 질문은

보다 긍정적인 답을 찾게 해 줬어요.


‘우리 아이는 왜 이렇게 말이 많을까?’

‘자기 싫어서 자꾸 물어보는 걸까?’

‘떠난 동생에 대한 트라우마일까?’

이런 질문들은 제겐 불안만 가져다주더라고요.


이런 불안보다

기대하고 기다리는 아이의 눈빛,

매일 배를 만지면서 동생과 교감하고 있는

사랑스러운 행동을 더 많이 바라보니,

왔던 불안이 건강하게 떠나가는 경험을 맛보게 되었답니다.


보세요 얼마나 해맑은지


이렇게 해맑은 아이를 보고 있자면

맑고 예쁜 답을 낼 수밖에 없어지니까요.


나의 걱정과 불안보다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사랑하자며

마음을 다잡아봅니다.


루똥,

언제나 엄마에게 귀감이 되어주는 존재여서 고마워.

엄마의 불안의 시선이

네가 가진 순수함과 사랑의 질문들을

물들이지 않도록 노력할게.


고맙고, 사랑해 엄마의 하나뿐인 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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