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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람이야 너는 뭐 하고 있어?

먼지가 되면 천국에 갈 수 있을까?

by 효돌이작까야

두 번째 동생이 태어나기 3개월 전.

뱃속에 있는 동생에게 인사하고 한 말이에요.


첫 번째 동생을 잃고 나서 만나게 된 두 번째 동생의 존재를..

불러오는 제 배를 보면서 확인하고 또 안심했겠죠?


동생을 그리워하는 아이를 볼 때마다 안쓰럽기도 하고..

잊지 않는 모습이 대견하기도 하고

얼마나 그리울까 싶어서 마음이 미어지기도 했어요.


저 작은 머리는 얼마나 큰 하늘이 들어있는 걸까..

저 작은 가슴엔 얼마나 크고 깊은 바다가 들어있는 걸까..


동생을 생각하는 아이의 마음은 대체 어떤 마음일까 궁금해서

상담을 받아볼까라고 생각도 했던 것 같아요.


고마우면서도 한 편으론 큰 충격을 받아서 계속 이야기하는 게 아닐까 싶은 불안감 있잖아요.


그 불안감을 잠재워 준 어른의 한 마디를 마음에 새겨 넣었습니다.

"엄마의 감정과 시선을 투영해서 아이를 바라보지 말아요. 아이는 그저 궁금한 거예요."

이런 지혜로운 말씀을 해주신 저희 교회 권사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이 말씀 덕분에 흔들렸고, 아팠던 마음들이

감정 아래로 아래로 뿌리를 깊게 내려

아이를 너끈히 품어줄 수 있는 나무가 되어 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걱정의 잔뿌리 밖에 없던 저였는데 말이에요.

파도치는 망망대해에 묵직한 닻을 깊게 내리고 있는 배와 같은 남편

비글이지만 착하고 마음 깊은 우리 루똥이.

마르티즈처럼 앙칼지지만 애교 많고 사랑 많은 우리 하로.

늘 그립고 미안한 우리 하람이.


이 사람들이 아니었으면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있을까 싶어요.

깊고 굵은 나의 뿌리 나의 근원들.

심애 합니다.


지금 옆에 있는 말괄량이들에게 뜬금없지만 사랑한다 고백하는 우리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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