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독일 유학 준비 노하우를 담은 정보글이 아니라 이를 어설프게 준비하는 과정을 담은 경험담입니다. 독일 유학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찾기 원하신다면, 다른 글을 찾아 주세요.
나는 6년 동안 별생각 없이 지내다가 갑자기 대학원생이 되기로 마음먹었다. 대학 마지막 학기 때 지도교수님께 직접 전화해서 한 번 찾아뵈어서 대학원이 어떤 곳이고 대학원생이 어떤 사람인지 어렴풋이 파악하였다. 그리고 대학원 입학시험을 통과해서 진짜로 대학원생이 되었다. 이번 글에는 독일 유학을 준비했던 과정들을 하나씩 짚어볼 것이다. 3년 전의 나는 왜 이런 생각을 했는지 돌아보면서 풀어보려 한다.
독일 유학을 위해 대학원 지원을 급하게 결정하고 나서, 나는 여행 독일어 책을 한 권 구매했다. 독일어를 쉽게 접하고 싶어서 두껍고 딱딱한 독일어 수험서 대신 얇고 말랑한 여행용 소책자를 샀다. 한 달 동안 언제나 어디서나 독일어책을 읽었지만, 짧은 기간에 독일어를 익히지 못했다. 20대 중반에 처음 접하는 언어를 혼자서 배우다 보니 금방 벽에 부딪혀 버렸다. 그래서 인터넷으로 오프라인 독일어 학원을 열심히 검색하였고, 곧바로 그곳에 등록했다.
독일 유학을 준비하면서 두 곳의 오프라인 학원에 다녔다. 처음에는 소규모로 운영하는 제2외국어 학원에 등록했다. 독일어만 하는 게 아니라, 프랑스어, 스페인어, 아랍어 등 여러 가지 언어 강좌를 다 같이 운영하는 곳이었다. 나는 독일어 기초반에 들어갔고, 4주 동안 네 명의 수강생과 함께 공부했었다. 강의를 들으니 책으로 혼자 배운 독일어가 체계적으로 정립되는 거 같아서 정말 좋았다. 이 학원은 한국어로 풀어서 설명해 주었기 때문에 강의를 편하게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독일어가 영어, 중국어, 일본어처럼 사람들이 많이 배우는 외국어가 아니었기 때문에, 수강생이 줄어들면 다음 강의가 열리지 않기 때문에 매달마다 떨면서 공부해야 했었다. 그래서 두 번째 학원으로 넘어가게 되었다.
그달 말부터 지하철 타고 30분을 가야 하는 독일문화원(Goethe Institute)에 등록해 다니게 되었다. 이곳은 한국어가 아니라 독일어로 수업을 하므로, 독일어를 아예 모르던 첫 2달 동안에는 수업 진도를 따라잡기 힘들었다. 게다가 이전의 학원에 비해 가격도 2배가량 비싸므로 경제적인 부담도 컸었다. (근데, 독일 현지에서는 한국보다 더 비싸게 받는다고 하네요) 하지만 독일 현지에서 가르치는 교육 과정을 그대로 따라가기 때문에, 독일어를 외국어로 배울 때 기초부터 탄탄하게 배울 수 있었다. 독일어가 조금 눈에 들어오니까 강사분께서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알 수 있었고, 수업 시간에는 독일어로만 의사소통해야 했기 때문에 언어 습득 속도도 이전보다 훨씬 빨랐었다. 다만 여기도 수강생이 줄어들면 다음 강의가 열리지 않았기 때문에 신규 수업 등록 기간이 되면 가슴이 조마조마했던 건 마찬가지였다.
독일 유학을 하러 가려면 독일어를 배우는 것뿐만 아니라 내가 진학할 독일 대학원도 찾아야 했었다. 내가 10월에 찾아갔던 교수님께서 독일에 가서 공부하려면 DAAD(독일교육진흥원)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독일 대학원과 장학 시스템을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는 조언을 해 주셨다. 그 조언을 받아들여 DAAD 홈페이지에 호기롭게 들어갔지만, 도대체 무슨 정보를 찾아야 하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독일 유학을 하러 가겠다는 생각만 했었지, 내가 무슨 목표를 가졌는지, 어느 학교에 무슨 과정이 있고, 어떤 학교가 좋은지는 전혀 알지 못했었다. 그랬기 때문에 그곳에서 전혀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 또한 해외 유학 박람회를 방문하고 독일 유학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를 찾아보았지만, 내가 갈 길이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허탕 칠 수밖에 없었다. 짧은 순간에 이 모든 과정을 겪으니, '조급하게 정하지 말고, 나중에 때 되면 길이 열리겠지'라는 생각만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