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눈 속에서 비로소 존재하는 이들
거리에 선 나는
걸려있는 간판보다 어둡고,
지나치는 바람보다 가볍다.
누군가가 불러주기 전까지는
이름도 의미도 없는 사람.
가끔 거울을 보며
내가 여기 있다고 되뇌어 본다.
그러다 누군가가 말했다.
"너, 거기 있었구나. 밥은 먹었어?"
그 순간, 나는 갑자기 존재가 되었다.
익명의 파도 속에서 건져 올려진
나라는 이름의 조각.
아, 나를 아는 사람이 있다.
그제야 나는,
비로소 존재하는 걸까?
누군가의 기억 속에 남아야
사라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모두 타인의 마음에
기록되기 위해 사는 걸까.
어쩌면, 우리는
누구라도 좋으니
그저 알아봐 주길 원할 뿐일까.
"우리는 스스로를 온전한 존재라고 생각하면서도,
그 누구에게라도 인지되고 싶어 합니다.
이름이 불리는 순간 안도하고,
우리를 기억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기뻐합니다.
인간이 타인의 시선 속에서만 존재하는가?
내가 나 자신을 아는 것보다,
남이 나를 기억하는 것이 더 중요할까?
만약 세상이 나를 알아보지 못한다면, 나는 정말로 존재하는 걸까?
관심을 받고 싶은 욕망, 인정받고 싶은 열망은 인간의 본능입니다.
우리는 SNS 속 좋아요 개수를 세고,
길을 가다 우연히 알아보는 사람에게 반갑게 인사합니다.
그 과정에서 '나'라는 존재를 다시 확인하고, 안심합니다.
하지만 타인의 시선이 사라진다고 해서, 우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당신이 존재하는 이유는 누군가가 알아봐 주기 때문이 아니라,
당신이 지금, 여기에 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 알아봐 주지 않아도,
우리의 존재는 온전히 우리 자신에게서 시작되는 것이니까요.
당신은 오늘, 당신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