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빨리 결정해 버리는 사람들
늘 먼저 버튼을 눌렀다
방향도 모르고,
종착역도 모른 채
고민은
무거웠다
그 무게를 쥐기 싫어
늘 먼저 놓아버렸다
"이쯤이면 괜찮겠지"
"아무렇게나, 그냥"
핑계처럼 선택하고
도망처럼 결정했다
스쳐 간 길들
만지지 못한 마음들
쌓이고 쌓여
나도 모르게
발목을 잡았다
결정을 빠르게 한 만큼
세상은
나와 천천히 멀어져 갔다
어쩌면,
기다림이란 —
사랑의 다른 이름이었다는 걸
너무 늦게 알았다
"당신은 어떤 쪽에 가까운가요?
오래 망설이다 끝내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사람인가요,
아니면 주저 없이 선택해버리고 나서
뒤늦게 마음에 남은
무언가를 돌아보는 사람인가요?
결정을 빠르게 내린다고 해서
늘 용감한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고민을 견디지 못해
생각할 틈조차 주지 않은 채
스스로를 몰아세우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 순간을 기억하나요?
조금만 더 머물렀다면
조금만 더 마음을 들여다보았다면
달라질 수도 있었던 순간들.
우리는 어쩌면
'망설일 수 있는 용기'를
배워야 하는 존재들 인지도 모릅니다.
오늘 당신 앞에 놓인 선택 앞에서,
조금 더 머물러 볼 수 있겠습니까?"
마음은 애초에
빠르게 정리되지 않는 것인데,
왜 우리는 자꾸
빠른 결정을 '성공'처럼 믿어버리는 걸까요.
조금 더 천천히,
더 깊이,
오늘 하루를 걸어갈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