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은 바닥에서 시작된다
괜찮은 척 입꼬리를 올리다
거울 속 내가 점점 사라졌지
하루는
눈물이 목젖까지 차올라
목소리 대신 젖은 숨이 새어 나왔고
그날 밤,
이불 속에 엎드려 울었어
그게 처음이자
진짜 나로 숨 쉰 날이었지
마음은
참는다고 낫지 않았고
말을 삼킨다고 무뎌지지 않았어
만약,
괜찮지 않다고
그 밤 전에 말했더라면
덜 추웠을까
아니,
덜 외로웠을까
이제는 안다
무너지는 건 쓰러지는 게 아니라
다시 서기 위해
잠시, 바닥에 머무는 일이라는 걸
눈물은 끝이 아니라
무너진 마음에 피는
첫 번째 꽃이라는 걸
"감정이 흘러넘치는 순간, 때로 울고 싶을 때조차
참는 법을 먼저 배웁니다.
“괜찮아야 한다”는 말이 마치 약속처럼 굳어져,
울음은 미성숙함이나 나약함으로 오해받곤 하지요.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닙니다.
울음은 끝이 아니라, 회복의 시작입니다.
이불 속에서 조용히 엎드려 울던 그날,
처음으로 ‘자신으로 숨 쉰 날’,
감정을 억누르던 시간 속에서
비로소 진짜 자신을 마주합니다.
그것은 단순한 감정의 방출이 아니라,
억눌렸던 존재의 회복이기도 했습니다.
참는다고 마음이 낫는 건 아닙니다.
말하지 않는다고 슬픔이 사라지지도 않지요.
오히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 무너짐을 받아들이는 일입니다.
무너졌다는 건 쓰러졌다는 뜻이 아니라,
다시 일어나기 위해 잠시 바닥에 머무르는 것.
그렇게 바닥에서 시작된 회복은,
눈물이라는 형태로 우리 안에 피어납니다."
회복은 언제나 바닥에서 시작됩니다.
그리고 그 바닥에서 흘린 눈물이야말로,
우리를 다시 일으키는 힘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