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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직서가 Oct 31. 2024

나의 돈 그릇 크기는?

[경알못 엄마의 돈공부 여정기]

회사 출근에 압박이 없다. 회사에 출근해서도 마음이 편하다. 예상치 못한 일이나 힘든 일이 찾아오더라도 크게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지 않는다.
   <나는 비트코인으로 인생을 배웠다> p.260



체력, 시간, 마음, 사랑, 웃음.. 이런 것들이 넘치는 사람이 진정한 부자라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이런 말은 듣기 좋은 공자님 말씀으로밖에 들리지 않았었다. 전혀, 조금도 와닿지 않았다. 하루 살기  바쁜 인생에 언제 이런 걸 다 챙기라는 건지 배부른 소리로 들렸다. 가난의 대를 내 자식들한테까지 물려주지 않기위해, 지금의 삶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에 뒤늦게 경제 공부를 시작하고, 투자에 집중하니 자신이 시간을 운영하며 쓰는 삶이 대단해 보였다.


 추구하지 말고, 꿈을 향해 나아가면 돈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말도 이해 하지 못했었다. 매월 들어가는 생활비, 아이들 학원비는 어찌하고 꿈을 향해가라니. 돈이 있어야 시간도 나고, 꿈도 꿀 수 있다고 여겼다.


옛말에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부의 기준을 재산으로만 측정할 때는 회사 출근이 한 번도 즐겁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보이지 않는 목줄에 메여 끌려가듯 쳇바퀴 도는 삶을 억지로 살았다. 마음에 여유를 부릴 시간따윈 없었다.


돈을 벌기 위해 시간을 갈아 넣고, 생활하느라 돈을 쓰고, 다시 돈 없으니 자신을 갈아 넣어야하는 악순환에  '부'의 축적이란 불가능에 가까웠다. 


돈 버는 만큼 중요한 건 지키는거였다. 아무리 열심히 벌어도, 관리하지 않으면 물 흐르듯 빠져나가는 게 돈의 특성이다. 지출을 꼼꼼하게 기록하고 예산을 세우는 가계부 쓰기부터 시작했다. 그제야 우리 집 돈의 흐름이 파악됐다. 마흔 넘어 이제야 돈 관리라니. 나 자신이 한심했다



가계부 쓰는 일은 단순 숫자를 기록하는게 아니다. 매일, 매주, 매월 지출을 돌아보며 소비가 타당했는지 따질 수 있다. 우리 가족의 삶의 방향을 재점검하는 중요한 기회였다.


돈 관리하는 또 다른 방법은 삶에 감사하는 마음이다. 더 많은 것을 바라고 소유하는 데 집중하기보다, 내게 주어진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때 비로소 충동 지출을 줄일 수 있다. 내가 가진 것에 만족하는 마음이 지출의 유혹으로부터 보호해 주는 '방패'역할을 다. 현재 삶을 충실하게 받아들여야 여유라는 마음 속 공간도 생기는 것 같다.


그릇을 단단하게 하는 건 돈뿐 아니라 삶의 그릇도 튼튼해진다는 뜻이다. 돈 벌고 지키는 과정에서 삶을 조율하고, 행복의 본질을 생각해보게 된다.







가계부를 시작하며 가장 큰 고민은 남편의 지출까지 합산  가능한가? 였다. 가계부를 시작하며 남편에게 매일 저녁 8~9시쯤 오늘의 지출금액을 알려달라고 했다. 걱정괸 달리, 핸드폰을 꺼내더니 카드 내역을 하나 씩 확인하며 불러 주는 게 아닌가. 다음 날, 그다음 날, 다음날도. 매일 저녁마자 남편은 지출 금액을 상세히 알려줬다.


한 달쯤 지나니, 내 책상에 영수증을 두기 시작했고, 달 되니 아이들책상에 영슨증을 두었다.


한 달에 두 번, 아이들 용돈을 준다. 이때, 꼼꼼히 기록한 용돈 기입장이 필수다 가져오지 않으면 그 달 용돈은 없다. 둘째 딸은 자세히 적어오는 반면, 막내 아들은 용돈 받기 위해 몰아서 다 쓸 때도 있다. 매일 쓰면 좋으련만, 습관을 잡기 위해 노력만도 가상하게 생각한다.



관리만큼 중요한 건 앞으로의 목표와 실천일 것이다. 크게 3가지를 마음에 새기고 있다. 첫째, 돈이 세지 않게 철저히 지킬 것. 아무리 많은 돈을 벌어도 관리하지 않으면 물처럼 흘러 나갈 수밖에 없다. 우리의 돈을 지키기 위해서는 철저한 지출 통제가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둘째, 배움을 돈으로 바꾸는 기술을 키울 것. 단순히 아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지식을 실제 가치로 전환하는 능은 오늘날 필수인 것 같다. 배우고 경험한 것을 어떻게 수익으로 창출할 수 있는지 길을 찾는 중이다. 내년, 시범 운영하며 보완해갈 생각이다.


셋째, 꿈을 향해 치열하게 행동할 것. 책을 쓰기만 하면 내 역할은 끝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마주한 현실은 크게 달랐다. 사람들에게 다가가지 위해 열심히 발로 뛰어야 했다. 나의 작품을 세상에 선보이기 위해 두 팔 걷고 뛰어 들어야 한다. 핑계 대지 말고, 그 시간에 부딪혀보자고 다짐했다. '나는 이런 거 못하는 사람'이라는 변명은 더 이상 멈출 작정이다. 부딪히고 시도할 때 비로소 길은 열리리라 믿는다.


돈은 단순히 지출과 수입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삶을 어떻게 살아가고, 어떤 꿈을 꾸는지와 연결된다. 나의 돈 그릇을 단단히 하는 것이 곧 나를 성장시키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의 노력이 나의 돈 그릇을 더욱 넉넉하고, 단단하게 만들고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니 더이상 회사 출근이 압박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회사에 출근해서도 마음 편하고, 예상치 못한 일이나 힘든 일이 생겨도 크게 화가 나거나 짜증나지 않는다. 우리 가족의 미래가 기대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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