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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계영배 Mar 08. 2024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 1

똥인지 된장인지는 찍어 먹어보면 알 수 있지만






똥인지 된장인지는
찍어 먹어보면 알지만






여행지에서 돌아오는 길,






내 무릎에 누워

아기처럼 곯아떨어진 아들 얼굴에
급 햇살이 잔뜩 쏟아진다






한껏 찌푸러진 미간을 펴주러
손으로 아이 얼굴에 그늘을 만들어보는데
내손이 너무 작다.






자는 아이 얼굴 위로 혼자 한껏 용을 쓰다
어쩌다 아이 눈이 싹 가려졌는데
의외로 간단한 각도이다






아이가 내게 바라는 건
어쩌면 의외로 단순한 것들이 아니었을까






똥인지 된장인지는

찍어 먹어보면 알 수 있지만






내가 원하는 건지 애가 원하는 건지는
십여 년째 헷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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