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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계영배 Jun 12. 2024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 21

난 마음이 어려울 땐 글을 쓸 수 없다






난 마음이 어려울 땐 글을 쓸 수 없다





마음이 어려울 땐
난 글을 쓸 수 없다





저가 뭐 대단한 시인도 아니고





누가 크게 기대도 전혀 안 하는데





마치 세수 안 하고
화장하러 앉은 여자 모냥






이를 닦지 않고
등굣길에 나서는 학생 모냥






마음이 어려울 때 나는
머릿속이 하얘지고





쓰고 지우기만을 반복하다
자라목 마냥 그냥 숨어버린다





온통 회색이던 어느 날이었던가





마음이 정말 어렵던 날에
우연히 본 글귀 하나가





지하 한 오백 층쯤에 처박혀 있던 날
몇 번을 꺼내줬었는데






그 어떤 것으로도 널린 빨래 같던 나를

벌떡 일어서게 했었는데






그래서 더욱 어려웠던 걸까






그 언젠가 나처럼






마음이 아주 어렵던 누군가
우연히 내 덜 익은 글을 보고
배탈이라도 날까 봐
덜컥 겁이 나서였을까






오늘도 난 글쓰기가  편치 않은데






내 배로 애를 낳듯 

매번 그 완성이 쉽지  않은 나는






글쓰기와 2년째 내외 중이다






늘 손님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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