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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계영배 Dec 17. 2024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 95

진정한 식識자

Tim Eitel (German, b.1971)
'Untitled (Ballast)', (2005)
Oil on panel
18.4 x 18.4 cm. (7.2 x 7.2 in.)




진정한 식識자







한때





인기를 끌었던

티브이 프로그램 중





"힐링캠프"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어느 날

가수 "이적"이 나와





이상형을 묻는 질문에 답한다





"낯선 여자요"





이 인터뷰는

성들 사이에서 크게 호응을 받았고





우리 인간 뼛속 녹아있는





새로움에 대한 갈망을

나라하게 보여주는 듯했다





우리는 왜 이토록

새로운 것





즉,

나는 없어 익숙하지 않은 것을 찾는 것일까





실제로 우리 뇌는

익숙한 것보다는 새로운 것을 보았을 때





더욱

활발히 반응한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많은 경우





내 집에 잡은 예쁜 고기보다

새로운 못난 고기가 더 간절할 터





또한

 




아무 고장도 없지만

새로운 휴대폰을 매번 교체하고





멀쩡한 자동차도 삼사 년만 지나면

왠지 바꾸어주어야만 할 것 같은

묘한 기류는





수년간 욕을 먹어도 고쳐지지 않는

인류의 고질병이지만





사실

인류 역사를 보면





그 고질병이 기술을 발전시켰고





우리를 이만큼이나 고도화된 사회에

살 수 있게 했던 건 아닐까





그뿐인가





아무리 히트곡이 많은 명가수라도





우린 언제나 신곡을 기대하





아무리 재미있는 넷플릭스 시리즈도





우린 지금까지와는 다른

다음화, 다음 에피소드를 또 간절히

기다는 등





우리 인간은 마치

새로움이라는 쾌락을





끊임없이 추구하도록

단디 설계된 제트엔진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단 한 가지





우린 신기하게도





나와 다른

정치색은 질색을 한다





새로운 생각은 폄하하고

평가절하하며





무리와 다른 생각 돋아나려 하면





아예 꽃도 못 피게

싹을 잘라버린다



.


우린 어쩌다

이리도 야박한 정치문화를 가지게 되었을까





연구에 따르면





보수주의자는

위험과 공포를 관장하는 편도체가





진보주의자는





논리적이고 추상적인 사고를 담당하는

전두엽의 기능이 더 활성화되어 있는 등





양 진영은 서로의 뇌세포구조가

아예 다르다고 한다





그렇다면





나와 다른 정치색을 가진 사람을

비난하는 것은





나와 다른 키 혹은 다른 얼굴색을

비하하는 것과 크게 다름없는 것 아닐까?





그뿐인가





심지어 보수주의자에겐  





지배적이고 권력 지향적인 성격을

만들어 내는

테스토스테론이





진보주의자에겐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고

익숙한 것들을 지겨워하며





즉각적인 쾌락을 추구하는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도파민 분비가 활발하는 등





호르몬 분비에도

이리 큰 차이를 보인다고 하니





세상 똑똑하고 경우 있으며

논리 엄청 따져댄다는 사람들일수록





이렇게 신체조건 자체가 달라

나와 다른 정치색을 가게 된 상대를





필히 존중해야 함은 당연한 것 아닐는지...





IT 기술의 발달로

지식 공유는 점점 용이해지며





인류의 지적 수준은 날로 우상향을 찍어

상향 평준화 기류를 타고 있는 요즘





진정 유식한 지식인은

어떤 사람일까





아니





뭐 다 차치하고

호르몬이 달리 나온다지 않은가





그러니





과연





진정한 식識자의 자세는

무엇일지





실로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아침이다




Yunchan Lim 임윤찬 plays BACH ARIOSO BWV 1056 Arksoundtek 360 audio rema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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