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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니집 May 28. 2024

엄마 없이 아빠와 함께하는 2주

둘째 출산으로 인한 남편의 2주간 출산휴가가 시작되었다. 내가 조리원에 있는 동안 아빠가 주 양육자로 전환된다. 그동안 주말에 하루는 아이와 남편 둘이서  온전히 함께하는 시간을 가졌기 때문에, 그녀의 언어를 대부분 이해하고 있으며 싫어하고 좋아하는 것 그리고 하루 루틴도 완벽히 파악하고 있는 아빠다. 그렇다 해도 1도 걱정 안 되는 것은 아니다. 기온에 맞춰 옷을 잘 입힐 것인지, 아침 죽이 나오지 않는 날에는 더욱 배를 든든히 해서 보낼 것인지, 시시때때로 바뀌는 기분에 세심하게 반응할 것인지... 등 생각이 많다. 참견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꾹 누르고 눌러본다.


아빠의 등원룩. 외투 단추는 왜 언밸런스로 잠갔을까…비도 안오는데 왜 장화를 신었을까… 나름대로 애교머리를 낸 포니테일… 킬링포인트는 만족스러운 딸의 표정


우리 시어머니는 명확한 육아관이 있다. 그의 아들에게도 늘 전수하신다.

'니 자식, 니가 키우는데 뭐가 힘드노. 당연한 것을.'

이 말을 남편은 지극히 공감하며 육아가 하나도 힘들지 않다고 자주 얘기한다. 아이도 충만한 아빠의 사랑을 충분히 느낄 것이다. 입원 기간을 포함하여 나를 3주 만에 만나도 어쩌면 아빠랑 꼭 붙어있으려 할지도 모른다. 그런 너의 모습에 서운하지 않으면 거짓말이겠지. 그 감정은 들키지 않으려 꽁꽁 숨기려 한다. 그때가 바로 그간 남편의 노력이 가장 빛나는 순간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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