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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쌱 Jan 05. 2024

취미? 그거 어떻게 하는 건데요

사주에서 나온 나의 취미 찾기

사주팔자를 믿는가? 


‘그런 미신을 누가 믿냐?’라고 반응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태어난 시간과 날짜에 따라 그 사람이 가진 성향과 성질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매력적인가. 물론 맞는지는 알 순 없다. 하지만 사주로 인생의 방향성을 정하는 힌트 정도는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나는 사주팔자를 비교적 신뢰하는 편이고, 그런 해석을 보는 것도 (매우) 좋아하는 사람이다. 


얼마 전, 회사 지인 분이 재미삼아 사주를 봐주신 적이 있는데, 전반적으로 좋은 사주라고 하면서 

나에게 인상적인 말을 하나 해주었다.


“ 새쌱씨는 스트레스받는 거를 그림이나, 음악,춤 같이 뭔가를 표현할 수 있는 예술로 풀어보면 참 좋겠다. 보면 심성이 표현하는 게 다 들어가 있고, 재능도 있는 편이라 곧잘 따라 할 거라고 나오네. 본인만의 스케치북이나 강습 같은 걸 이용해서 스트레스를 해소할 창구를 하나 만들어봐 “


이 말을 들었을 때 생각보다 매우 핵심을 찔러서 놀랐었다. 예전부터 섬세하게 작업하는 것에 대한 로망이 있었기에 내 안에 예술에 대한 갈증은 언제나 항상 존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취미란 무엇인가. 인간이 금전이 아닌 기쁨을 얻기 위해 하는 활동 즉,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기 위하여 하는 일로써 일반적으로 여가에 즐길 수 있는 정기적인 활동을 의미하지 않는가. 


공교롭게도 취미로 예술을 시작하기엔 나는 너무나 귀찮은 사람이라는 것을 과거의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과거 컬러링북이 유행이었던 적이 있었는데, 마음에 드는 도안에 색감을 여러 개 사용해서 색칠을 통해 힐링 할 수 있다는 점이 내 시선엔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취미처럼 느껴졌었다.


마음을 먹고 나면 실행력 하나는 좋았기에 그 길로 교보문고를 가서 마음에 드는 컬러링북을 2권 정도 구매했었다. 하지만 막상 컬러링북을 펼치고 난 다음에 내가 가장 먼저 한 행동은, 구매한 컬러링북을 인터넷에 검색하여, 다한 사람의 결과물을 확인했다. 그리고 그 결과물을 비교하거나, 참고하여 최대한 완벽하고 비슷하지만, 더 나아지게끔 색칠하였다. 


컬러링북의 취지는 색칠을 통해 잡생각을 잊고, 온전히 하나의 작업을 집중하면서 힐링을 할 수 있는 것을 목적으로 생겨난 것이 아닌가. 내 머릿속에는 컬러링북을 하는 동안 ‘색을 최대한 다양하게 쓰되 겹치면 안 돼.’ , ‘누구보다 완벽하게 끝내야 해’ , ‘결과물도 완벽해서 남들이 봐도 잘했다는 생각이 들게끔 해야 해’ 등의 잡생각에 사로잡혔다.


누가 보는 것도 아닌데. 

취미로 시작한 것도 완벽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결국 취미를 온전히 즐기지 못한 것이다.


결국 나는 도안의 컬러링을 온전하게 끝내지 못했고, 생각이 줄어든다는 말과 달리 오히려 더 큰 스트레스를 받는 나 자신을 발견하면서 흥미를 잃어버려, 현재 컬러링북 2권은 방 한편의 책꽂이에 놓여 먼지만 쌓여가고 있다. 이처럼 나는 어느 순간 잘하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게 되면서, 취미로 시작한 것을 즐기지 못하고 몰입이 와장창 깨지면서 그만두는 게 반복인 것 같다.


요즘에는 무언가를 그냥 즐기면서 하는 사람들이 너무 부럽고, 무언가를 온전하게 집중하는 것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인가를 열심히 할 수 있다는 건, 다시 말해 그 사람에 마음속엔 열정이 있다는 방증이 아닐까. 좋아하는 것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면, 그 삶은 성공한 삶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최근에는 유튜브에 ‘펜드로잉’을 하는 사람들의 영상을 자주 찾아본다.

해당 영상들의 유튜버들은 조그마한 스케치북이나 수첩, 펜을 들고 다니면서 여행지의 풍경을 그리기도 하고,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그리고 때론 선물하기도 하며 추억을 쌓고 있었다. 준비물도 매우 간편하다. 스케치북과 펜이라니. 노트가 없다면 카페에서 주는 휴지에 그려도 낭만 있는 하나의 작품이 될 수 있다. 이렇듯 매번 동경하고 있지만 시작할 용기가 나질 않아 도전해보진 않았던 취미였다. 


그런데, 이번에 사주에서 예술적인 취미를 찾으라고 하지 않았는가.

다행히도 나는 매우 팔랑귀이고, 사고가 유연한 사람이다.

최근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힐링이 필요했는데, 시기도 딱 적당하다.


이번에 시작한 취미는 얼마나 이어질진 모르겠지만 나는 시작이 반이라는 말을 매우 좋아하는 사람이다.


자, 우선 준비물을 사러 다이소로 출발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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