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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레미 Start Maker Jan 01. 2022

칠레 토레스델파이네 W트레킹 2일 차_파타고니아 트레킹

버킷리스트_6대륙_남미여행_191210

파타고니아 트레킹이라 불리는 칠레 토레스델파이네 W트레킹 2일 차 일정은?


아침 9시에 일어나 씻고 짐을 싸고 핸드폰을 충전하고 숙소에서 나왔다. 약도 상 쿠에르노스까지 5시간을 걸어야 한다. 가방이 무겁다. 피로가 많이 누적되어있는 탓이라 더 그렇게 느껴지는 것 같다. 가방 안에 짐 들을 버리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버릴 것이 없다. 음식 침낭 등 아직 트레킹에 다 필요한 것 들이다.


그래도 힘을 내자! 아자 아자 파이팅!!! 할 수 있다! 한걸음 한걸음 밖에 자연 풍경이 계속 걷게 만들어 주었다. 



나무, 하늘, 구름, 풀, 흙, 땅을 보고 느끼며 밟으며, 1시간 좀 넘게 걷다 보니 신기한 광경을 발견했다. 바다색의 파란 호수와 에메랄드 호수가 같이 보이는 곳이었다. 우와~우와~혼자 감탄사를 계속 뱉어냈다.

너무 신기하고 예뻐서 그 근처에 앉아 쉬면서 아침 겸 점심 간식을 먹고 물을 마셨다.


이 풍경은 놓치고 싶지 않아서 다른 사람들이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했다. 외국인이었지만 이 풍경에서는 누가 찍어도 다 잘 나올 곳이라 그런 것일까? 나름 인생 샷을 찍어주었다.



가는 길에 푸릇푸릇한 풀도 보고, 노랗고, 하얗고, 빨갛고, 연두색, 분홍색인 꽃도 보고 그냥 기분이 절로 좋아졌다.



자연을 보면서 혼자 걷는 이 길은 몸이 고됬지만, 보고 느낄 수 있는 것에 감사함을 느꼈다. 

다행히 어제처럼 많이 가파르지 않아, 다행이다 생각했다. 하지만 피로는 누적되어있고, 어깨를 짓누르는 듯 한 무거운 가방의 느낌이 느껴졌다. 내일까지만 침낭을 가지고 움직이면 된다고 나를 다독였다. 

가벼워질 생각에 웃기게도 신이 났다. 사람 마음 이란 생각만 해도 좋다니 사람 감정이란 흘러가는 물과도 같은 것이 아닐까?


새소리도 들리고, 바람 소리도 듣고 느끼며 다시 힘차게 나아간다. 설산과 함께 보이는 에메랄드색 호수는 정말 예뻐서 계속 와~~~ 하면서 예쁘다, 예쁘다 혼잣말이 저절로 튀어나왔다. 걷고 또 걷는 중에 힘들 때마다 자연 풍경이 힘내라고 멋진 것을 보여주는 느낌도 들었다. 

사진도 담고, 영상도 담았다. 제일 중요한 것은 지금 현재를 내 눈과 몸과 마음에도 담았다는 것이다.



숙소를 향해 걸어가는 길에 또 발바닥에 불이 났다. 흘러가는 계곡물을 발견했다. 잠깐 배낭을 내려놓고, 신발과 양말을 벗고 물에 발을 담갔다. 넣는 순간 정말 확 차가운 느낌이 들었다. 발바닥 불을 잠시 끌 수 있었다.

조금 열 만 식히고 나서 밝은 햇살에 말리고, 수건으로 닦고 다시 출발했다.


또 열심히 걸어가던 중 콸콸콸 흘러내리는 계곡물과 그 앞에 에매랄드 호수가 내 눈앞에 같이 보이는데 이 또한 장관이었다.






어 가지 않을 수 없는 풍경, 그리고 또 나는 흐르고 있는 물에 불타는 물집이 이미 생겨버린 발을 담갔다. 

그러나 헉! 지나가는 외국인이 내가 발 담그는 계곡물 위 쪽에서 물병에 물을 담아 벌컥벌컥 마셨다.

장염에 걸릴까 봐 안 마시고 있던 물인데 정말 깨끗해 보이는 물이고 식수로 마셔도 되나 보다. 속으로 생각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다가 혼자 갑자기 찔려서 담그고 있던 발을 바로 밖으로 꺼냈다. 그리고 다시 물기를 닦고 햇살에 말리고 풍경도 보면서 간식을 먹고 쉬었다. 몸은 너무 힘들었지만 자연이 나를 위로해주는 것만 같았다.



쿠에르노스 산장에서의 캠핑은 어떨까?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딛고 나아가다 보니 이제 산장이 눈앞에 보였다. 그냥 풍경이 말을 잇지 못하게 만들었다. 드디어 쿠에르노스 산장에 도착했다. 인포 데스크에 가서 예약 내역을 보여주고 풀이큅먼트캠핑 체크인을 하였다. 직원분이 내가 예약한 텐트 자리까지 안내해줬다.



캠핑장 데크에는 2명이 잘 수 있는 크기에 텐트가 설치되어 있었고, 그 안에 매트와 침낭이 있었다. 안에 짐을 두려고 열고 들어갔는데 푹푹 찌는 찜통더위가 느껴졌다.


8시까지만 핫 샤워가 가능하다고 안내해줘서 짐을 두고 샤워 도구만 챙겨서 바로 씻으러 갔다. 샤워를 하면서 간단한 손빨래도 하였다. 손빨래한 것을 텐트에 잘 마르도록 걸었다. 


그리고 배낭 안에서 먹을 것들을 꺼내서 취사할 수 있는 곳으로 깄다. 마실 수 있는 물이라 쓰여있는 수도꼭지가 있었다. 그래서 물통에 물을 받아서 마셨다. 제발 장아 예민하지 말아 줘!라고 내 몸에게 부탁했다. 

깨끗한 물이니 믿어본다. 그리고 외국인들도 다 떠서 마시니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다.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받아서 먹고, 간편식인 참치와 소고기 고추장도 꺼내 반찬으로 먹었다. 역시 한국 라면이 최고다! 트레킹을 위해 아껴두길 정말 잘한 일 같다.

또 가방 안에 작지만 짐이 줄어서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끼니는 숙소 식당에서 사 먹을 예정이다. 트레킹 이동 중 에는 간편식 초콜릿 등으로 버틸 것이다.


트레킹을 하고 난 후 쉬는 시간에는 무엇을 할까?

다시 텐트가 있는 곳으로 돌아왔는데 옆에 비어있는 캠핑 사이트가 있어서 그 나무판 위에 누웠다. 하늘을 바라보았다. 구름이 지나가는 걸 하염없이 보았다.

닌자가 앉아 있는 듯한 모습, 예수님이 두 팔 벌린 듯한 모습, 토끼, 선녀 모습, 노아의 방주 배 모습 등 구름모양에 이름을 붙이며 혼자 구경하면서 멍을 때리며 쉬었다. 

이렇게 생각이라는 거 대신 현재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충만해졌다.



내가 누워있던 캠핑사이트에 머무를 분이 오셔서, 얼른 일어나 자리를 비켜 드렸다. 운이 좋게 좋은 자리를 잠시 빌린 것 같아 감사했다.

그리고 다시 식당 겸 휴게실로 갔다. 그곳에 혼자 오신 한국분이 계셨다. 얼마나 반갑던지 바로 인사를 드렸다. 역시 한국인은 대단하다!! 혼자서도 잘 다니는 한국인!

어떻게 산행하고 다니시는지 여행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역시 한국어로 떠드는 수다가 최고다. 맥주를 조금 나눠 주셔서, 마시면서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를 하니 시간이 금방 흘렀다.



창 밖이 보이는 곳에서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저녁 9시 50분쯤 빨갛게 물든 산맥이 보여, 바로 나가서 사진을 찍었다. 타이밍이 정말 중요했다. 일몰이 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니 황홀했다. 



해가 지고 난 모습을 바라보고 난 후 다시 따뜻한 안으로 들어왔다. 해가 져서 그런지 밖에 온도는 낮아졌고 추웠다. 와이파이 1시간을 유료로 연결해서 잘 있다고 연락도 보내고, 인터넷 검색도 하고 알차게 보냈다. 

그리고 휴게 식당이 문 닫을 시간이 되어 밖으로 나왔다. 빨갛게 물든 호수가와 흐릿하게 보이는 산맥 그리고 산장 사진을 찍었다. 

너무나 분위기가 좋은 것, 나의 보금자리 텐트 자리로 갔다. 신기하게 내가 딱 빨래를 걷어서 텐트 안으로 들어온 순간 비가 후드득후드득 오기 시작했다. 

정말 타이밍 이란... 자연은 알 수 없는 날씨로 우리를 들었다 놨다 하는 것 같다.


비 소리가 운치 있게 느껴질 찰나, 벌레 한 마리가 텐트 안에 들어와 있었다. 텐트 문을 열어 내보내려 노력했는데 나가는 방향을 찾지 못하고 계속 윙윙 거렸다. 그 소리가 무섭고 싫게 느껴졌다. 

정말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인생이라는 것이 맞는 것 같다.

벌레와 함께 잠을 잘 수 없기에 어쩔 수 없이 가방에서 쪼리를 꺼내서 잡았다. 미안해 벌레야...ㅜㅜ


엄청 추워진 날씨로 핫팩을 뜯어 흔들어 넣고 최대한 옷을 껴입고 침낭 안으로 들어가 담요도 위에 덮고 잠을 청했다.



어느새 1월 1월 한 해가 가고 새해가 밝았습니다~! 여러분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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