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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이레 Oct 10. 2024

장면 다섯, 미리 적어둔 말

그 자체로 긍정하는 오늘이 되길

책을 선물 받았다. 우연히 만난 한 문장이 한 시절을 떠오르게 했다. 대학시절, 주목공포증 덕에 중요한 발표를 망친 일이 있었다. 온종일 실패했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축 늘어진 내 어깨를 보고 애옥 선생님이 말했다. "무엇을 한다는 건 긍정적인 일이에요." 


그 말을 듣는 순간은 조금 다른 사람이 되는 것 같았다. 말을 쥐여준 사람의 표정, 말투, 온기, 뒷모습을 잊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저 무언가를 한다는 것만으로도 긍정적인 일로 나아가는 거라고. 누군가를 응원하는 눈빛과 말들이 필요했던 요즘. 10년 전 한순간이 오늘의 위로가 될 줄은 몰랐다. 미래의 나를 위해 미리 써서 동봉해 둔 편지 같았다.  


미래를 향하여 혹은 다른 삶을 향하여 한 번 더 발걸음을 내딛는 것. 

그 의지가 바로 삶의 가장 긍정적인 순간이 아닐까 싶다. 

그러니 모든 생은 멈추지 않는 순간 행복을 향해 다가선다. <참 괜찮은 눈이 온다> 한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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