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업에 적용된 AI의 사례와 의의, 산업 동향을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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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인공지능) 휴먼 기술이 실시간 소통의 장, 라이브커머스에도 등장했다. 과거에도 버추얼휴먼의 라이브커머스 진출은 존재하였으나, 실시간 랜더링 기술의 한계로 사전에 준비해 둔 멘트와 동작만 할 수 있는 등 여러 제약이 많았다. 하지만 펄스나인의 제인은 딥리얼AI 기술로 인해 실시간 소통은 물론, ‘먹방’까지 소화하여 업계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그렇다면, 제인에게는 어떤 AI 기술이 활용되었을까? 버추얼휴먼 제작사인 ‘펄스나인(PULSE9)’은 AI에게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아이돌의 얼굴을 학습시킨 후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가상의 아이돌을 만들어 내었다.(펄스나인은 이 기술을 독자적인 인공지능 기술, 딥리얼AI (DEEP REAL AI)이라 소개했다.) 이들은 2020년 8월에 시작했던 ‘AI심쿵챌린지 101(101명의 AI얼굴로 구성된 인물들 중에서 자신의 이상형인 얼굴에 투표하는 방식)’을 통해 뽑힌 11명의 멤버를 바탕으로 다음 해인 2021년에 11조 아이돌을 데뷔시키는데, 이 11명 중 한명이 제인이다.
제인은 지난 22년 10월 11번가에서 피자헛, 23년 2월 1일 명품 플랫폼 ‘필웨이’에서 명품을 판매하는 등 벌써 라이브커머스만 두 번째다. 이처럼 제인은 라이브커머스 뿐만 아니라, YTN, SBS 생방송 모닝와이드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AI버추얼휴먼의 활약이 라이브커머스에서 가지는 의의는 어떤 것이 있을까?
우선, 현재로서 가장 큰 부분은 이목을 끌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제인이 출연한 ‘필웨이’의 ‘필웨이 라이브 쇼핑’은 라이브커머스 서비스를 최근에 시작한 후발주자로서 인지도나 매출, 트래픽 등 모든 면에서 그리 높지 않은 서비스였다. 그러나 이날 그다지 특별한 구성과 연출이 따로 없었음에도 ‘AI버추얼휴먼이 출연한다’는 것이 크게 바이럴 되어 이날 방송은 평소보다 400%높은 트래픽을 기록했다. 필자 또한 이 소재로 이렇게 원고를 쓰고 있으니, 어쩌면 이 글이 여러분께 읽히는 이 순간까지도 필웨이 측에서는 ai버추얼휴면, 제인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것이다.
둘째, 해당 기술이 발전하여 쇼호스트가 매회 새로운 얼굴을 가지는 것이 가능하다면 다양한 ‘부캐’를 만들어 활용할 수 있게 된다. 기존 광고시장은 한 쇼호스트가 cf를 찍거나 전속모델이 되면 타 브랜드의 광고/홍보 모델로 쓰일 수 없는 룰이 있다. 이 부분을 계약서에 명시하는 경우도 있지만, 계약서에 명시하지 않더라도 ‘롱런’하고 싶은 쇼호스트들은 대부분 이 룰을 지키는 편이다.(어제는 A 브랜드의 물티슈가 최고라고 했던 쇼호스트가 오늘은 B 브랜드의 물티슈가 좋다고 광고한다면 신뢰도가 떨어진다.) 그러나 딥리얼AI기술이 활용된다면, 쇼호스트는 판매 브랜드와 상품에 맞춰 매회 새로운 얼굴로 방송을 진행할 수 있게 된다. 더 나아가 부업, 겸업을 금지당한 타직종의 직장인들의 유입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셋째,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진입할 수 있는 허들이 낮아진다. 출연자는 대중들 앞에 보여지는 직업이기 때문에 출연자의 외모(마스크)가 어느 정도 받쳐줘야 한다. 그러나 해당 기술의 발전은 우리 모두 누구나 꿈꾸는, 혹은 모두에게 호감을 주는 얼굴을 가질 수 있게 한다. 이는 끼와 재능이 있어도 외모 때문에 데뷔하지 못하거나 빛을 보지 못했던 출연자들에게 ‘실력’으로 승부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또한 젊은 쇼호스트의 외모를 나이 들게, 나이 든 쇼호스트를 젊게 바꾸는 것으로도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럴 경우 특정 쇼호스트가 맡을 수 있는 카테고리가 늘어나게 된다. 출연자의 마스크와 분위기에 따라 담당할 수 있는 카테고리가 정해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부를 대상으로 하는 주방용품 방송의 경우 미혼의 어린 여성이 판매할 때, 시청자는 신뢰도가 떨어진다고 느끼는 경향이 있는데 이 기술을 이용해 어린 쇼호스트의 외모를 나이 들게 바꾼다면 외모에서 오는 허들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