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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라 Klarblau Aug 02. 2024

버릴 것 안 만들기 - 제로웨이스트 라이프

원래 인간은 그렇게 살아왔다

요즈음 더워서인지, 자극적인 것이 땡기는 중예요.

저에게 자극적이란... 짠 것...?...향이 진~한 것...?


근데 카레의 그런 강한 향신료가 생각나는 거 있죠?

그래서 평소에는 즐기지 않는 카레를 만들었어요.


사실 카레 소스는, 강황가루 등 남아시아의 향신료를 배합한 것이잖아요.

커큐민, 겨자, 계피, 생강, 후추에 또 여러 가지를 넣은 것.

제게 그 모든 소스가 있는 건 아니므로, 그리고 요즘은 카레가루라고 파는 것에 보면 거기에 대략 다 들어있으니

카레가루를 사고, 거기에 추가로 강황가루를 더 넣었어요. 제가 요즘 카레가 땡기는 이유가 강황 때문인 것 같아서요.



아, 소스 만들기 전에 알맹이를 익혀야죠!


보통 감자, 당근, 양파, 고기를 넣는 것 같아요.

근데 그냥 저는 있는 재료를 다 넣는 식이예요.

그날 그 철에 있는 것.

토마토, 가지, 애호박도 쓰고,... 배추, 양배추도 괜찮고요. 과일 중 사과와 꿀  넣고 바몬드카레라고 하기도 하는데 그렇게 해 본 적도 있어요.


저는 양파는 꼭 넣어요. 오일에 푸욱 뭉근하게 익히고 있는 재료들 다 때려 넣기.


이번엔 단호박 엄청 넣고, 토마토, 옥수수, 콩자반도 넣었어요.


남는 음식 다 써 주기

한국에서 '카레 만들기' 재료를 검색하면 나오는 방법들이 있죠? 사실 정식 방법은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심지어 그 나라에서도, 다양한 방식이 있을 거라 생각해요. 어느 지역에서의 정통 방식, 어느 누구의 레시피 이런 정도이지,

처음에 그 나라에서 누가 어느 날 

유레카! 하고 짠~  하고 카레라는 것을 만들어 낸 것이 아닌 이상.

 

특히 이런 카레 같은 경우는,

남는 식재료를 버리지 않고 다 써 주기 위해 만들어진 레시피 아닐까 싶어요.


그리고 그런 요리들은 나라마다 있더라고요? 제가 지구상 나라를 다 아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제가 아는 범위의 선에서는요.

한국엔 사실 볶음밥, 비빔밥도 그렇고 한국전쟁 이후 생긴 부대찌개도 그렇잖아요. 

프랑스의 라따뚜이도 어느 재료가 정해져 있다기보다 있는 재료 다 넣는 것이라고 하던데.

소시지도, 고기 부위의 남는 것을 모두 활용하는 음식이라고 해요.


정식으로 사용되는 식재료라기보다, 그때 있는 식재료, 처리해야 할 식재료, 혹은 어느 요리에서는 더 이상 안 쓰이는 식재료, 요리하다가 남아서 그 요리에는 넣기 좀 부적절한 부위 (당근의 꼬다리 뭐 그런...)것들 잘해서 섞어 먹어버리는!  


그렇다고 이것들이 '쓰레기'음식이라고 분류할 수 있을까요?

세상에 나에게 쓸모없는 것이 다른 존재에게는 유용할 수 있듯, 그래서 자원은 어떻게든 돌고 돌듯,


세상에 그렇게 쓸모없는 식재료란 없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독성 있는 음식이나 못 먹을 부위 같은 것 빼고요.  


그렇게 식재료를 요리하고 남은 것 요리하고 또 남은 것 요리하고... 그렇게  끝까지 먹는 방법을 만들어 낸 서민문화에서 이루어졌다고 하는데,

 

그렇게 있는 것 끝까지 쓰고 먹는 방법을 개발하는 건 부유층이나 귀족층에서 만들어지지는 않는 거잖아요? 좀 부족해야 아낄 줄도 아는 건가 봐요. 


하긴 세상 모든 발명이 결핍과 부족에서 벗어나기 위해 만들어진다고 하니.


음식을 포함하여, 원이 소중한 걸 안다면 풍요로움 속에서도 세상 자원을 아끼고 살 수 있을 것 같기도 한데,

요즘 물질풍요의 시대에 사람들이 물건이나 음식 다루는 모습을 보면 

풍요속에서 아낄 줄 아는 건 대부분 무리인가 봐요.

풍족하면 인간이 게을러지고, 이로인해 육체와 정신이 피폐해지게 마련인 것 같은데


그럼

물질자원이 부족하고 인간은 끊임없이 몸과 뇌를 움직일 수 있도록

자원이 부족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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