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문창승 Nov 18. 2022

낙엽

비 내리는 도로 위

바퀴에 짓이겨지는 오물들은

한때 노란빛 간직하던 낙엽이었다     


가을이라는 색으로 웃음 짓던 풍경은

어느 틈에 시들고 허물어져

저토록 괴로운 수치를 맞이하는가     


영원의 꿈 한아름 안기어주더니

서서히 빠르게 앗아가 버리는 시간이란

우주의 잔인하고 고약한 비웃음이다     


눈앞의 비극에 흐느낄 새도 없이

몰락한 이상향의 폐허라는 미래는

주저하지 않고 들이닥칠 기세인데     


벌써 아리기 시작하는 손목 부여잡고

집념 어린 문장들 엮어내는 지금

아직 떨어지지 않은 나뭇잎 한 장

이전 02화 자음과 어둠의 시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