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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창승 Nov 09. 2022

자음과 어둠의 시

밀물의 쏟아지는 반짝임을

당신은 가지고 있지 않다

당신은 컴컴한 진회색이다     


빛나지 않는 당신을 바라보는  드물다

흐릿한 시선은 늘 화려함을 좇기에     


미래가 되지 못한 장점과

과거가 되지 못한 단점은

흔한 개성이 되어 진부한 이름을 덮는다     


수천 번 타협으로 지쳐있는 동공에

어린 날의 노란빛은 보이지 않아도

그러나 여전히 일렁이는 불꽃이 있다     


죽어가는 세계에서 죽지 않은 채

끝없는 패배 끝없이 견디어

꿋꿋이 거대함 이루는 당신     


오아시스와 꽃이 특별하다 한들

사막은 결국 모래요

숲은 결국 나무다

당신은 그 흔하고 숭고한 평범함이다


아름다운 문장은 아니어도

선명한 한 조각 자음이자 모음이며

영롱한 별빛은 아니어도

밤하늘 메우는 한 떨기 어둠이다 


당신의 현명한 자아와

당신을 사랑하는 이들과

짧은 가사뿐인 이 노래가

오늘도 당신에게 찬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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