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비가 무지하게 많이 내리었다. 길고양이를 돌보기 전에 나는 비가 내리는 날 창이 넓은 곳에 앉아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책을 읽거나 비 내리는 풍경을 즐기곤 했다. 그러나 지금 길고양이 친구들이 걱정이 된다. 물론 비는 내려야 하고 식물도 초원에 동물들도 다 살 수 있다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밥 한 그릇 편히 먹기가 어려운 우리나라 길고양이들이 너무나 안타깝고 지붕 없는 하늘 아래 살아가는 친구들이 비는 잘 피하고 있는지 놓아둔 밥은 비에 젖지는 않았는지 비를 피하는데 위험에 처하진 않았는지 빗길에......
우리나라 로드킬로 죽어가는 동물 1위가 길고양이이기에 나는 비 오는 날을 예전처럼 즐기지는 않는다.
내가 길고양이를 몰랐을 때로 돌아간다면 나는 행복할까? 아무리 해도 일은 점점 더 무겁다. 인스타의 알고리즘은 내가 고양이 밥 주는 영상을 올리는 사람이기에 고양이 많은 소식을 가져다준다. 이른 새벽이면 가슴이 너무 아프다. 아이들이 다치고 학대당하고 힘겨운 수술을 하고 버려지고 유기되고 도움의 요청을 하는 글들 그러나 나도 포화 상태인데 그런 아이들의 소리를 넘길 수 없기에 나는 작은 정성을 보낸다.. (일부러 학대 영상을 올려 모금을 하는 그런 곳은 제외.... )
어쩌다 세상이 사람만 행복하면 되는 세상이 되었을까? 삼국 시대에 경전과 곡식을 갉아먹는 것을 막기 위해 우리나라에 당당하게 대접받으며 들어온 고양이가 언제부터 이렇게 학대받는 아이들이 되었을까? 많은 학자들은 조선 시대로 보고 있다.
비가 오는 오늘도 나는 내 삶의 많은 부분을 달라지게 네발 친구들에게 간다. 나를 믿고 기다리는 친구들 나로 인해 이 혹독한 삶을 이겨내주는 기특한 아이들에게 간다. 아마도 나는 다시 선택할 기회가 온다 해도 이일을 하고 있을 것 같다. 사랑하는 네발 친구들 비가 오더라도 엄마는 간다. 왜냐고 비가 오는 날도 배가 고프잖아 울 아가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