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셀과 나

by 중대장 김상준

시동을 켜고 살포시 발을 액셀에 얹는다.


차와 한 몸이 되는 순간,

그의 떨림은 발끝을 타고 나에게로 온다.


오늘도 잘 부탁한다는 인사를

지그시 누르며 건넨다.


이 차 하나면

우리나라 어디든 갈 수 있다, 든든한 동반자.


슬슬 피치 올려야지?

속삭임과 함께 발로 힘껏 그대를 누른다.


기름이 생각보다 콸콸 쏟아져 나오는지

액셀의 지친 숨소리는, 내 발을 타고 온다.


잠깐 휴지기를 가진다.

액셀이 쉬어도, 차는 관성으로 쭉쭉 나간다.


연비는 발과 액셀의 대화이다.


발로 떨려오는 액셀의 숨소리를 느끼며

눌렀다가 뗐다를 반복하며, 계기판의 연비는 조금씩 올라간다.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하면

뿌듯함은 숫자로 나타나고,

이제야 그대와의 작별을 고한다.


키로 수가 늘어날수록

차와 함께한 추억은 쌓이면 가지만,

이제 그대는 해진 모습으로 나의 발끝만을 바라본다.


언제 헤어질지 모르는 순간에도

나는 언제나 액셀과 함께다, 영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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