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박 수가 기다란 줄을 타고 들어간다
체력측정이 시작되기 전
열댓 명의 긴장감이 혈압측정기로 흘러들어 간다
나오는 숫자들
누구는 탄식을 하고
누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갈라지는 합격자와 불합격자들
그들은 일 년에 단 두 번의 기회를
환호의 날로 장식하기 위하여 깊은 호흡을 한다
하나 둘 달리기 선에 선다
내리쬐는 햇볕은 묵묵히 그들을 쳐다본다
쉿, 묵음 속 출발이라는 단어가 울려 퍼진다
쿵쿵대는 소리가 멀리서부터 들려온다
반환점에서 바라보는 그들은
언뜻 보면 지쳐있기도 싫증 나있기도 하다
중요한 건 12분 30초라는 위에서 정해진 규격 아래
우리는 하나의 상품이 되어야 한다는 것
어떤 이유든 고사하고 이 커트라인에 들어야만 한다
뛰면 뛸수록 뚝뚝 떨어지는 눈물들과
피부는 타들어만 가고, 호흡은 가빠진다
클라이맥스를 향하여 달려가는 그들
도착선에는 타이머와 번호표를 들고 서있다
버튼과 숫자만이 지난 1년의 노력을 평가할 것이다
그들에게 하나둘 붙여지는 말없는 숫자들
20초.. 즈음이었나
주인공이 등장하자 여럿 소리를 지른다
뛰라는 고성이 여기저기 하늘을 찌르고, 끝내 정사각형이 코팅된 종이 한 장을 받는다
28번이라는 꼬리표와 함께
기쁨과 슬픔의 모호한 경계에서 양손을 허리춤에 올리고 땅을 쳐다본다
6개월의 시간이 될지 1년의 시간이 될지 기대 반 걱정 반으로 나누어지는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