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과 사랑

by 중대장 김상준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나팔소리가 들려온다.

하나둘 모이는 참가자들은
몇 가지 서류심사를 거쳐
마지막 관문인 면접장 앞에서 줄을 선다.

기대 반, 걱정 반으로 가득한 공기는
뿌옇게 내려앉아 우리의 시선을 흩뜨린다.

하나의 공간에서 두 개로 나뉜 자들
면접관과 면접자.

면접자는 면접관의 사랑을 갈망하지만
면접관은 항구요, 면접자는 배다.

아무리 들어가고 싶어도 자리는 얼마 없고
아무리 같이하고 싶어도 항구에 걸맞은 배가 아니면 다시 망망대해를 떠돌아야 한다.

손바닥도 마주해야 소리가 나는 것처럼
합격의 종을 울리고자 노력하는 면접자들
그러나 면접관은 호락호락하지만은 않다.

면접은 사랑이다.
짝사랑하는 그대에게 다가가고 싶어도
그대가 원치 않으면 이 관계는 이루어질 수 없다.

꽃과 선물로 그대를 유혹하지만
그대가 마음이 없다면 받아주지 않는 것처럼

온갖 경력과 자격증들로 면접관을 설득하지만
그대가 걸맞은 인재가 아니라 생각하면 받아주지 않는다.

구애가 구차로 변질될 즈음에
이 자리를 미련을 남기고 떠나려 하면
그대가 내 손을 잡아준다면 우리는 이루어질 것이오
그대도 돌아 선다 하면 나의 노력들은 한 장의 추억으로 나의 사진첩에 고이 간직하리라.

그리고 새로운 시작을 향해
그들은 각자의 갈 길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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