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닮은 신비로운 게임 - 레전더리 포레스트
가장 부피를 많이 차지하는 취미는 아마도 캠핑이 아닐까?
앞 뒤 베란다 창고에 꽉꽉 들어차 있는 캠핑 용품들을 보면 일단 외면한다.
‘하, 다 갖다 버리고 싶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안보는 게 정신 건강에 좋다.
그래도 일단 캠핑을 가면 그동안 사 모은 도구들이 빛을 발한다.
한 번에 뚝딱 설치되는 에어 텐트나 에어 매트들을 보면 잘 샀다는 생각이 든다. (철수할 때는 제외)
마음에 드는 캠핑장을 찾으면 힘들었던 순간들이 보상 받는 기분이다.
다른 분들은 어떨지 모르겠는데 캠핑장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무척 바쁘다. 설치하면 밥해야 되고 설거지 하고 씻고 다시 다음 끼니 준비를 한다. 저녁까지 무한 반복.
저녁 되면 불멍 해야 되니 불 피우고 야식 준비해야 되고 꽤 분주하다.
10시 전에는 매너 타임이라고 해서 떠들거나 음악을 듣거나 하는 소음을 크게 내면 안되는 시간이 다가온다.
이 때 우리는 텐트 안에서 할 만한 보드 게임을 꺼낸다.
게임 소개에 앞서 얼마 전 다녀온 캠핑 에피소드 하나 이야기해야겠다.
평소와 같이 2인용 에어 침대에 남편과 함께 잠을 청하는데 남편이 새벽에 화장실을 가겠다고 일어서는 바람에 침대가 약간 꿀렁거렸다. 나도 잠이 살짝 깼다. 약간 어지러운 것 같아 바로 잠을 청했다.
한 시간 쯤 지나고 이번엔 내가 화장실에 가려고 눈을 떠 일어나는 순간 휘청하며 심한 어지럼증을 느꼈다. 누우면 괜찮으려나 하고 누웠는데 갑자기 어지럼증과 구토 증상이 동반되고 팔 다리가 심하게 아주 심하게 저리는 증상이 같이 왔다.
이때부터 무슨 큰일 나는 줄 알았다. 혹시나 뇌졸증 같은 건가 하면서 말이다.
남편을 급하게 깨워 주물러 달라고 하는데 손이 저려서 잘 안 접히는 느낌이 들고 어지럼증은 더 심해져 걷기도 어려웠다.
증상이 심각하다고 판단한 우리 부부는 응급실로 차를 몰았다.
응급실에 사람이 많으면 어쩌나 내심 걱정이 들었지만 다행히 응급실은 한산했다.
빠르게 치료를 받고 검사도 해 보았지만 아무 이상이 없다는 결론을 듣고 집에 가라고 해서 다시 캠핑장으로 돌아왔다.
지인들에게 이야기하니 지인 중 해군 출신이신 분이 하는 말이 심한 멀미 증상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해군 출신이 하는 말이라 신빙성이 느껴졌다.
멀미가 심하면 이런 증상도 생기는 구나 하는 동시에 큰 병이 아닌 것 같아 내심 안도감도 들었다.
이번엔 아파서 꺼내 보지도 못했지만
10시 이후 일찍 자고 싶지 않은 모든 이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게임
텐트 안에서 할 만한 조용한 게임.
우리 부부가 캠핑장을 예약할 때부터 가져가기로 했던 게임.
행복한 바오밥의 <레전더리 포레스트> 게임이다.
자연을 닮은 <레전더리 포레스트> 게임은 사토 토시키라는 일본 작가의 게임이다.
(정보 하나. 2017년 일본 게임마켓에서 최우수 작품으로 선정된 -8비트 목업-이라는 게임을 리터칭한 작품이 바로 레전더리 포레스트이다)
은행잎과 낙엽, 벚꽃, 잔디 4가지 색으로 이뤄진 숲을 완성해 나가는 게임으로 전설 속에 나오는 요정이 되어 숲을 가꾸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면 마법의 돌이 깨어난다. 마법의 돌을 모으고 나무를 심어 최고의 요정이 되어 보는 테마를 가지고 있다.
순서대로 이루어지는 대부분의 게임과 달리 모든 플레이어들이 동시에 타일을 놓는 게임으로 숲을 배경으로 하는 타일을 잘 배치하고 나무를 심어야 점수를 얻는 게임이다.
플레이 시간이 짧은 것도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커다란 요소로서 반복해서 게임을 해도 늘 새롭고 재미를 주는 게임이다. 유치원생부터 어르신들까지 섭렵할 수 있는 있는 게임으로 추천할 만 하다.
게임이 다 끝나고 나면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단풍이 든 것처럼 예쁜 그림을 선사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