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이 힘들어하는데
내가 부족해서 해줄 수 있는 게 없을 때
보고만 있어야 할 때
억장이 무너진다.
by 김주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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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사랑하는 사람이 지쳐 있는 모습을 보았다.
늘 강한 줄만 알았던 그 사람이
고개를 떨군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순간,
나는 무력감에 숨이 막혔다.
무슨 말을 해도 위로가 되지 않을까 두려웠고,
무슨 행동을 해도 상처가 될까 염려됐다.
그래서 그저, 옆에 서 있기만 했다.
마음속에선
"내가 더 나은 사람이었으면"
"내가 조금 더 가진 게 있었더라면"
"내가 당신의 아픔을 대신할 수 있다면"
하는 말들이 메아리처럼 울렸다.
하지만 현실은 잔인했다.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보고만 있어야 했고, 기다려야 했다.
그날 밤, 혼자 있던 방 안에서 눈을 감았다.
억장이 무너진다는 말이 무엇인지
그제야 알 것 같았다.
사랑도 결국 돈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영원히 보는 것도
웃음 짓게 하는 것도
행복하게 하는 것도
힘들지 않게 하는 것도
나는 지금도 그 자리에 있다.
비록 해줄 수 있는 게 없다 해도
그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만은
한 치도 흔들림 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