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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상 바오로 Oct 04. 2022

프로젝트 파이낸스 강의/제6강(3)

실사(due diligence) 1- 프로젝트 건설

6-3. 완공 테스트(completion  test)1)


EDCF 표준 차관계약서(Loan Agreement)는 완공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습니다: ”사업 완공일은 (i) 대출금이 최종 집행된 날 또는 (ii) 최종 인수 확인서(Final Acceptance Certificate, FAC) 또는 하자보수 확인서(defect liability certificate) 등이 발급된 날 중 빠른 날로 한다.“2)


양 사건 중 하나라도 빨리 발생하는 날을 완공으로 정의하는 까닭은, 계획보다 사업 진행이 많이 늦어지는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서입니다. 완공이 되면 그때부터 상환을 개시해야 하기 때문에, 완공시기를 이와 같은 방식으로 특정하는 것입니다. 이런 방식을 사용하는 것은 PF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사업 완공일을 정의하는 방법이 상이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최종 수 확인증 또는 하자보수 확인증은 건설계약에 따라 발주처가 건설회사 앞 발급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위 내용은 건설계약에 따른 내용을 그대로 차관계약서로 가져온 것입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EDCF는 건설에 대하여만 치중하는 모양새를 띠고 있는 것입니다.  


자, 이제 PF 석유화학 프로젝트의 ’완공‘ 정의를 살펴볼 때입니다. 완공3)은 다음 조건이 모두 충족된 때를 의미합니다:


① LRT Certificate 발급


② 대주단 기술자문사가 다음을 확인


   i) Initial Acceptance Certificate4) 발급   

   ii) punch list5), 분쟁 중인 항목6)을 제외하고 건설회사 앞 지급할 대금이 남아있지 않을 것


③ 프로젝트 회사가 프로젝트 운영에 필요한 모든 보험에 가입하였다는 것을 대주단 보험자 문사가 확인


④ 기술 라이센스 비용을 전부 지급


⑤ DSRA7)에 요구되는 금액을 예치


⑥ D:E ratio는 65:35 이하


⑦ 차입금 잔액이 U$X백만 이하


⑧ 프로젝트 계약들이 정상적으로 유지되고 있을 것


⑨ 완공 10일 전 프로젝트 회사는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확인하여 대주단 앞 제출


   i) 총사업비 지출내역

   ii) 프로젝트 인수 후 주요 기자재에 발생한 문제가 없다는 사실


⑩ 프로젝트 회사가 다음과 같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최신 재무모델을 대주단 앞 제공


   i) 각 계산기간마다 산정한 DSCR8)이 1.80:1 이상일 것

   ii) 각 계산기간마다 산정한 LLCR9)이 1.90:1 이상일 것


⑪ Default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


⑫ 제재(sanctions)10)와 관련된 (상환할 금액이 있다면) 조기상환의무 이행 완료


상기 12개에 이르는 완공의 조건들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1번인 LRT Certificate입니다. LRT(Lenders’ Reliability Test) Cerfiticate는 프로젝트가 건설되어 프로젝트 회사 앞 인수된 것만으로는 발급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프로젝트가 잘 운영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만 합니다. 민자발전과 같은 프로젝트의 경우 전력계통에 편입되어 급전대기를 할 수 있는 정도만을 증명하면 되지만 예시로 든 석유화학 프로젝트의 경우는 보다 복잡합니다. 그 내용을 간략히 요약해 보겠습니다.  


① LRT는 세 개의 테스트로 구성된다.11)  


  i) 90일간 설비용량(name capacity)의 95%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증명하는 COR(Completion, Operation, Reliability) Test  

  ii) 30일간 설비용량(name capacity)의 100%12)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증명하는 IP(Integrated Performance) Test  

  iii) 90일간 생산된 제품 전부를 제 값에 판매할 수 있는 능력을 증명하는 Marketing Test


② LRT 기간 중 프로젝트 운영은 순수한 프로젝트 회사 직원들만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③ LRT를 통과하지 못했을 경우, 실패 정도에 따라 차입금의 일부 또는  전부를 상환(buy-down)하여야 한다.  


즉, LRT 기간 중 설비용량의 대부분의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여야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대출금을 조기 상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프로젝트 운영을 타인의 손에 맡기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지점이야말로 항상 사업 실시기관의 능력에 대하여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그러나 뭐 어떻게 다르게 하기가 어려운) EDCF와의 결정적인 차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대주단은 프로젝트가 물리적으로 잘 완공되었다는 수준에서 만족하지 않습니다. 프로젝트가 잘 완공되었더라도 결과적으로 생산활동을 통하여 매출수입을 올리고, 이를 통해 차입금을 상환하고 배당도 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달라는 것입니다. 과도한 요청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프로젝트 수명이 30년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새로 지은 프로젝트에 대하여 90일간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걸 좀 보여달라고 하는 것이 무슨 대수냐라고 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많은 건설업계 전문가들 또한 신설 공장은 한 3달 정도는 돌려봐야 이상한 부분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고 하기 때문에, 3달 정도의 테스트 기간은 업계에서 무리 없이 받아들여집니다.  


게다가 완공을 달성하지 못하면 사업주들은 배당을 받지 못합니다. 실제로 공장이 잘 완성되어 실제로 매출수입을 내고 있다고 하더라도 위에서 언급한 수많은 조건들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경우 프로젝트 계좌13)에 차곡차곡 쌓이고 있는 돈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대주단의 반응은 ‘뭐, 아무러면 어때’가 정도일 것입니다. 완공의 일부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상황이 썩 유쾌하진 않겠지만, 핵심적인 장치가 큰 문제없이 작동하고 있는 상태에서 현금이 계속 적립되고, 사업주의 DSU도 해지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한편, 이러한 까다로운 완공 조건은 높은 레버리지로 차입하는 대가이기도 합니다. 반면, 이런 까다로운 심사가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깐깐한 점검을 통해 문제를 미리 발견하고, 이에 대한 대응방안을 미리 마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연 문학사에 길이 남을 걸작인「송골매를 찾아서」에서 J.A. 베이커는 다음과 같이 썼습니다.  


... 나는 살해의 잔혹함을 있는 그대로 밝히려 한다. 매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너무 자주 이 사실을 얼버무린다. 육식을 하는 인간은 결코 우월하지 않다. 죽은 생명을 사랑하기는 아주 쉽다. ’포식자’라는 단어는 남용되어 느슨해졌다. 모든 새는 생의 어느 한 시기에 살아있는 동물의 고기를 먹는다. 무리로 벌레를 쪼고 달팽이를 내리치는 경쾌한 육식동물인 냉정한 개똥지빠귀를 생각해 보라... 빠르고 경쾌하게 춤추는 그들의 동작은 몹시 날렵하고 우아해서, 그 원인이 굶주림이고 그 끝이 죽음이라는 사실이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 매들의 사냥 비행에 뒤이은 살해는, 마치 그 매가 갑자기 미쳐서 사랑하는 대상을 죽이기라도 한 듯한 충격적인 폭력을 동반한다. 죽이기 위한, 혹은 죽음으로부터 스스로를 구하기 위한 새들의 분투는 보기에는 아름답다. 그리고 그 아름다움이 클수록 죽음은 더욱 처참하다.   


저는 프로젝트의 완공 테스트는 매의 사냥과 같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냥의 끝은 살해, 그리고 죽음입니다. 그 목표가 뚜렷하고, 의미가 분명해야 합니다. 죽이고, 그리고 먹는 것입니다. 프로젝트 완공 테스트의 목표는 프로젝트가 원활하게 가동되는 것이고, 그 의미는 배당 개시입니다.




1) ‘Lenders’ Reliability Test(LRT)’라고도 합니다. ‘Completion Test’는 기계적인 느낌을 전달하는데 비해, LRT는 보다 포괄적이며 대주단의 관점이 강하게 반영된 느낌이 납니다. 후자는 그야말로 ‘(보수적인 입장을 띨 수밖에 없는) 대주단을 안심시킬 수 있는 테스트’이기 때문입니다.   


2) “Project Completion Date” means the earlier of (i) the date when the final disbursement under the Loan is made, and (ii) the date when the certification of completion, such as final acceptance certificate(FAC) or a defect liability certificate, etc. is issued.  


3) 종종 ‘완공 간주’라는 개념을 활용하기도 합니다. 이는 force majeure 등으로 인하여 완공을 달성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면, 완공이 되었다고 간주하는 개념입니다. 이때 쟁점은 이로 인하여 발생하는 피해를 누가 어느 정도로 질 것이냐 하는 것입니다.   


4) 위에서 언급한 FAC 이전에 발급되는 인수 확인서입니다. 이는 공사의 실질완공 후 발주처가 목적물을 인수할 때 발급하는 증서입니다. 유사한 용어로는 Provisional Acceptance Certificate, Initial Hand-over Certificate 등이 있습니다.   


5) 건설회사가 추가로 작업해야 할 업무 또는 보수해야 할 항목으로, snagging items list라는 표현을 쓰기도 합니다.   


6) 그러나 분쟁 중인 항목의 크기가 크면 이에 해당하는 별도의 금액을 대주단이 관리하는 계좌에 예치토록 합니다.    


7) Debt Service Reserve Account의 약자로, 자세한 내용은 제7강을 참조하세요.   


8) Debt Service Cover Ratio의 약자로, 자세한 내용은 제7강을 참조하세요.   


9) Loan Life Cover Ratio의 약자로, 자세한 내용은 제7강을 참조하세요.   


10) 통상 완공 조건에 잘 들어가지 않는 항목인데, 이는 해당 프로젝트가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후 미국의 대러제재가 개시되었을 때 승인이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대러제재의 파급효과를 미리 예측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보수적인 대주단은 이러한 요구를 굳이 ‘완공’의 조건으로 내걸었던 것입니다.   


11) 보다 복잡한 LNG 프로젝트의 경우, LNG가 운송지까지 잘 도착하여 바이어에게 인도되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내용도 포함되는 경우도 존재합니다. 이는 LNG 인도 방식이 FOB(Free On Board)가 아닌 DES(Delivered Ex- Ship)인 경우가 보다 흔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최근에는 도착지 제한 조항을 삭제한 LNG 판매계약이 늘어나면서 FOB 방식의 거래 또한 증가하고 있습니다.    


12) 설비용량의 95%만 생산하는 것과 100%를 생산하는 것은 기계적으로 큰 차이가 있습니다. 하여 IP Test가 의미를 지니는 것입니다.   


13) 이는 대주단에게 담보로 제공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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