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순 아버지의 자식 사랑
왜 샀을까
친정 나들이를 가면 자랐던 우리 동네 골목을 느릿하게 걸었다.
시골집을 사면 기와를 얹은 마당이 있고 우물이 있는 집이면 좋겠다 생각했다
사는 곳에서 왕복 1시간 이내일 것
너무 산속 숲 속은 싫다
너무 어두운 동네도 낯선 곳도 아니었으면 했다.
아버지가 소개해 준 이 집
지금은 제주에 사는 소꿉친구 현희의 큰아버지 댁이어서 어린 날 나는 이 집에서도 놀았던 기억이 있다.
다 초가였던
동네에서 기와로 138평 동네 가운데 마당 너른 부잣집이었다.
지금은 돌담이 다 무너지고 그 집에 살던 어르신이 요양 병원 가신 후 10여 년 비워져 내가 살 때 그 집은 길냥이들만 드나들었던 폐가
집 계약이 끝나자 맞벌이로 바쁜 우리를 대신해 아버지께서 바쁘셨다.
"해나야 다 무너뜨리고 새로 지을 끼가?"
"본채는 기둥이 쓸만해서 목수 하나 불러 아버지가 보고 고치면 한 3500 주면 될끼다.
지붕도 걷어 삐고.... 시멘트 기와라 걷어내야 될끼다"
딸이 고향에 세컨드하우스를 사고 가까이 오가니 신이 나셨다.
돌담이 이뻐 산거라 했더니
집은 돈 좀 모아 고칠 거라 했더니
주중에 혼자서 팔순 중반의 아버지가 감쪽같이 쌓아 두셨다.
돌을 하나하나 나르고
뒷산 가셔서 황토 흙도 리어카로 날라다
쌓고 단장해 놓은 담
ㅠㅠ
그게 죄송하고 싫어서
큰소리로 "아부지 혼자 더운데 하지 마세요"했다 바보 같이
"고맙습니다. 아부지 최고"하고 엄지 척하면 될 일을......
이 담은 나중에도 부수지 못할 것 같다.
#5도 2촌
#울 아버지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