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샀을까?
촌집을 샀다
2020년 가을 친정나들이를 갔다가
산책길에 만난 흙담집
주렁주렁 걸린 감나무에 반하고
담쟁이를 두른 흙담에 매료되고
햇살 아래 기와집 2채가 기역자로 놓인 폐가를
내. 눈에 담았다
평생 고향을 지키고 계신 아버지께
시골집을 사려는데 적당한 걸 찾아봐 달라고 부탁드렸다.
그러고도 한참
잊고 있었다
그러고도 한참 다른 집을 보러 다녔다.
2021년 4월
감나무가 있는 그 집을 판다는 소식에
또 한 번 보러 왔다.
집은 쓸 수 없을 정도의 폐가이고
흙마당에
돌무더기
쓰레기, 또 쓰레기인
그 집을 보며
해보자 싶었다.
옆지기를 설득하다 안되면 말고 라는 생각이었다.
한 번 본 그 집에 대해
이야기했더니
대뜸 사란다.
아들의 생일날
우린 그 땅의 주인이 되었다.
집을 치우다 나온 양은 주전자에게
새로운 쓰임을 주려
데이지를 피워본다.
생각해보면
아파트를 구할 때도 이랬던 것 같다.
딱 이거
투자 같은 건 잘 모른다.
어쩐 지 눈에 담아지는 무엇
그게 인연처럼 땅도. 집도 물건도
왜 샀을까?
그림도 그리고
글도 쓰고
꽃도 심고
좋아하는 그림책 아이들과 함께 읽는 할머니로 늙어 가고 싶어서.....
# 5도 2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