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여백 13화

마젠타의 짐승들

화염 속의 네 마리

by 산뜻


<마젠타의 짐승들>


네 마리의 짐승이 화염 속을 뛰어노네.


우울한 물소는

늪지대에 빠져 허우적 대고


발정난 들개는

눈에 뵈는 것 없이 이리저리 황망하네


열받은 코뿔소는

콧김을 쉬익, 쉬익—

발길질을 퍼부으며 날뛰려 하고


슬픔에 잠긴 나무늘보는

나무에 매달려서 게으르네


아아,

이 화염 속을 다—

터뜨려버리고 싶다.


네 마리의 짐승을

태워 활활,

타오르는 연기를,

흩날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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